『세계는 현재 「새로운 출애급」을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이 아시아 아프리카로 일방적 선교를 했던 때에서 여섯개 대륙 전체에서 선교사가 배출되는 때로 전환돼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급속한 교회성장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이제 나누는 교회, 주는 교회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79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메리놀회 사제로 서품, 20년 동안 페루에서 원주민 사목을 해왔던 손경수 신부가 고국 수도자들과 선교지에서 쌓은 자신의 선교 경험과 체험을 나누기 위해 서울에 왔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초청으로 귀국한 손 신부는 6월17일~19일, 24~26일 용인 수지성모교육원에서 열리는 선교세미나 특강을 비롯 부산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에서도 회원대상 선교 강연회를 갖는다.
『20여 년 전 한국을 떠날 당시만 해도 한국교회 안에 선교에 대한 개념은 매우 미약했습니다. 「전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교구 수도회별로 외방선교에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반가운 마음입니다』
손 신부는 그간 페루의 아레끼빠 뿌노 따크나 등 세 곳에서 현지인 사목을 했다. 따크나는 사막이었고 아레끼빠 뿌노는 각각 4천미터 2천미터의 고산지대다. 환경과 음식 언어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페루인들과 기쁨 어려움을 함께 나누다보니 이제는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밝히는 손 신부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될 때 어려움은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이런 맥락에서 손 신부가 밝히는 선교사의 자질 중 첫째가 바로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남미의 경우 아직 미국 유럽교회 선교사들의 활약이 많은 편이지만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교회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려준 손 신부는 『페루의 경우 오랫동안 정복자들에 의한 강요된 신앙생활에 젖어 있었으나 이제는 신앙 안에서 자신들의 고유 모습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성소자들의 부족』이라고 전한 손 신부는 『사제부족으로 오지 산간지방 신자들은 1년에 한번꼴로 신부를 만날 수 있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들려줬다. 근래들어서는 신학교 건축 등 페루사제들을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고.
어느 교회든 고유 영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때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신자들의 모습과 현지 교회를 통해 새로운 영성을 배울 수 있다. 손 신부는 자신의 경우 『오히려 페루에서 구원을 받고 인간으로서 크리스찬으로서 성숙될 수 있었으며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손 신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조하는 것은 선교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아무런 준비없이 무턱대고 선교지로 떠난다는 것은 총없이 전쟁터에 가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손 신부는 『선교지의 언어 문화 등을 배워 갈 수 있도록 교회 전체 차원의 선교연구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3년 5년 기간의 단기 선교사 양성보다는 장기 혹은 평생 선교사 양성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메리놀회 본부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손 신부는 2년후 다시 페루로 돌아갈 계획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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