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을 흔히 영상세대라고 하죠. 그만큼 이들은 감각적이고 느낌을 중시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잘 파악해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지 미니 칼럼 「요즘 청소년들은」의 필자 현월심 수녀(살레시오 수녀회ㆍ제주 신성여고)는 청소년들을 제대로 알려면 무엇보다 기성세대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어른들의 잣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혹은 이것을 하라 저 것을 하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설득력이 없어요. 소위 신세대들은 예상과는 달리 주체성과 자주성이 매우 강합니다. 이런 변화를 인정치 못하는 부모님이나 교사 분들과의 충돌은 당연한 결과지요』
그러면서도 옳고 그른 것을 어른들이 제시해주고 판단력을 길러주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고 어른들의 몫이다. 다만 주입적이고 강압적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영상언어」로, 그들의 느낌에 맞는 언어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현 수녀의 지론이다.
신문에 글을 쓰면서 현 수녀는 전국의 부모들로부터 상담요청을 받는다. 때론 자녀를 데리고 제주도까지 찾아와서는 함께 상담도 하고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문제 청소년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상반된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정이 파괴되거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과잉보호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지요. 앞의 경우 애정의 결핍이 비정상적인 행위로 관심을 유발시키려 합니다. 주로 가출이나 폭력, 절도, 본드(술 담배)흡입, 광적인 비디오 시청 등 행위로 드러나지요.
반대의 경우 아이들은 부모의 그늘에서 탈출하려는 강한 욕망이 있습니다. 대화가 단절되고 거짓말이 늘어요. 호기심이 늘고 이런 아이들이 한번 탈선하면 더욱 깊이 빠져 듭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 부모들의 하소연. 현 수녀는 수긍을 하면서도 그래도 가족 간의 대화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그가 소개하는 경험 한 토막.
『제주 젊음의 집에 인도된 한 학생이 인성교육프로그램을 받으면서 엄청난 변화를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들은 그 변화를 미처 느끼지 못했어요. 아니 어른들의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그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거지요. 여기서 자녀들은 다시 절망합니다』
현 수녀는 따라서 자녀교육 못지않게 부모교육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열린교육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모교육이 필요하고 부모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가족 간 대화를 활성화하고 일체감을 드높이기 위해 현 수녀는 「가족캠프」를 적극 권장한다. 이것은 인성교육과 함께 교회가 가장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운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년 젊음의 집이 실시한 「부자(父子)캠프」가 상당한 호응을 얻은 사례도 있다.
『결국은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여건은 거리가 너무 멀어요. 이 일을 가톨릭 교육기관이, 혹은 교회가 의무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란 바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보편적인 공동선을, 그리고 생명을 지향하도록 마음을 열게하는 겁니다. 여기엔 기술이나 능력보다 끈끈한 정과 신뢰감이 필요하지요』
현 수녀는 광주, 용인 등지에서 교사생활을 했으며 광주ㆍ제주 젊음의 집 등지에서 오랫동안 청소년 인성교육에 몸담았다. 금년 3월부터 제주 신성여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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