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5년이 흘렀습니다』. 제14회 한국 교정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손옥경(가타리나ㆍ56ㆍ대구 대현본당)씨는 『이날까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하느님의 이끄심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대신했다.
「사형수의 대모」로 널리 알려진 손씨의 이번 수상은 그를 잘 아는 이들에겐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재소자들 뒷바라지에 헌신해온 그의 노력과 땀이 늦게나마 빛을 보게돼 기쁘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71년 당시 교통사고로 반신불구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소생한 손씨는 우연한 기회에 교도소를 방문했다가 교화활동과 인연을 맺었다.
『몇 달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찾아와 주는 사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재소자들을 보는 순간 바로 저들도 인간적인 정에 굶주린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처럼 교도사목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 그녀는 버스비를 아끼고 생활비를 줄여 재소자들 영치금으로 넣어줬다. 모든 이들이 마다하는 사형수들과의 면담을 그는 스스럼없이 청했다.
처음 대꾸도 않던 재소자들도 그녀의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에 차츰 변해갔고 급기야 모두들 손씨를 「어머니」라 부르게 됐다. 그런 인연으로 손씨가 영세시킨 사형수만 11명. 재소자들은 수천명에 이른다.
손씨는 지난 86년 교화 성공사례 수기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의 글은 「어둠의 빛이 되어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 교화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그해 10월에는 교정행정과 교화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법무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영세까지 인도해서 세례를 받게 되면 가장 기쁘지요. 하지만 아들처럼, 동생처럼 지내던 그들이 사형을 당할땐 그 아픔을 말로 할 수 없어요』. 이처럼 손씨는 교화활동을 하면서 상반된 두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사형수들이 영세하면서 하늘나라에 가면 꼭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말을 해요. 그렇게 착한 사람이 된 이들을 꼭 사형시켜야만 하나요』
손씨는 그동안 9명의 무연고 사형수들의 사체를 범물동 천주교 묘지에 안장하고 돌보고 있다. 요즘은 매월 두세차례씩 대구교도소와 청송교도소를 방문, 무연고 재소자들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지팡이를 짚어야 할 때까지 계속 활동할 생각입니다』. 손씨는 대부분의 범죄가 결손가정에서 비롯된다며 『건강한 가정,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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