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나환우들의 어머니」마리안네 쉬퇴거(62·오스트리아인)수녀가 17일 국립 소록도병원 개원 80주년을 맞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소록도는 제 고향입니다』. 때문에 그녀에 관한 일들이 특별한 것처럼 알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룩 출신인 쉬퇴거 수녀가 한국땅을 밟은 것은 지난 62년 그녀 나이 28세때. 한국에 오기전 인스부룩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의 간호사로서 수녀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당초 3년간 예정이었던 그녀의 한국생활은 66년 6개월간 인도에서 나병치료 교육을 받고 다시 한국에 온 뒤 34년간 계속되고 있다.
나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오스트리아에서 온 그에게 현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환자들도 푸른 눈의 그에게 강한 반발을 보였다. 어떤 환자들은 유리병을 깨뜨려 씹는 자해행위로 그의 접근을 완강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의 거짓없는 사랑과 눈물겨운 희생에 환자들이 감격, 마음을 돌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마스크나 장갑을 착용하지 않았고 손으로 직접 흉터의 고름을 짜내 환자들은 물론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육지로 새 삶을 떠나는 이들을 위해서는 자녀들의 학비를 지원해줬고, 손가락 발가락이 없어진 환자들에 맞는 양말이나 장갑을 짜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쉬퇴거 수녀는 그동안 국내기관에서 수차례 포상을 제의했으나 『인간으로서 당연히 할일이며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환자들에게 좋지않다』는 이유로 번번이 사양해 왔다. 94년 본국에서 준 훈장도 『갈 시간이 없다』며 사양,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소록도를 찾아와 전해주었다.
83년 한국 정부가 포상으로 내려보낸 자동차도 소록도병원 측이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놓았다.
「천형의 땅」 소록도를 재활과 희망의 터전으로 일구어낸 쉬퇴거 수녀. 전라도 사투리가 물씬 배어있는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고향인 소록도에서 나환우들과 살다가 소록도에 묻히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