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과정이었습니다. 그동안 미사 통상문 개정작업에 참여한 전례학자와 신학자, 사목자들 그리고 국어학자, 국문학계 원로들에게 제일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한국어 미사 통상문」개정안 승인이 있기까지 지난 1988년부터 만 9년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으로 미사 통상문 개정작업을 총지휘해온 서울대교구 강우일 주교는 『무척 힘들었지만 미사 전례가 좀 더 우리 시대에 맞는 용어와 어휘로 바뀌어 사용하게 돼 큰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강우일 주교는 『미사통상문 새 개정본이 나와 그동안 기도의 본뜻을 제대로 모르고 기계적으로 미사 참례를 해온 교우들이 새롭게 미사 전례에 참례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미사 통상문 개정안 승인을 계기로 한국교회 전례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사 통상문 새 번역작업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둔 주안점은 『이 시대의 문화적 감각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신비가 잘 드러나고 교회역사 속에서 이어져 내려온 교리와 성사의 핵심적 가르침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강우일 주교는 밝혔다.
강 주교는 덧붙여 『보다 라틴어 원문에 가깝고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려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입각, 전례 쇄신의 의미를 살리면서 동시에 가톨릭 신자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폐쇄적인 용어보다 일반 사람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찾아내는데 역점을 두고 작업해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8년간 10차례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치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안이 받아지지 않을 때마다 전례위원들이 실망하고 허탈해하는 것을 보고 수차례 포기하려고 마음먹었었다』는 강 주교는 『그때마다 그간의 연구성과와 새 미사 통상문의 필요성과 사명감 때문에 괴로움을 잊고 일을 추진해 왔다』고 어려웠던 순간들을 회상했다.
강우일 주교는 『새 미사 통상문에 「주의 기도」개정안이 빠진 것이 상당히 아쉽다』고 토로하고 『주의 기도 새 번역은 주기도문만큼은 가톨릭과 개신교가 통일된 기도문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그간 가톨릭 성서학자들과 개신교 대표들이 함께 연구해 공동 기도문으로 내놓았으나 개신교 측에서 전체 교단에서 새 기도문을 통일해 공식적으로 사용케 할 자신이 없다고 말해옴에 따라 현재 가톨릭 측에서도 그 시행여부가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강 주교는 또한 『미사 통상문 개정작업 중 토착화를 과감하게 도입하지 못한 점도 무엇보다 아쉽게 생각한다.』며 『미사 통상문의 정확한 번역과 언어관습, 표현양식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전례적으로 토착화된 창조적인 작업들을 할 수 없었다』고 여운을 남겼다.
강 주교는 『한동안 새 미사 통상문을 사용하면서 신자들은 물론 성직자들도 불편이 따르겠지만, 모든 교우들이 그간 기계적으로 기도문을 암송하면서 미사에 참례해오던 태도를 반성하는 좋은 기회도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주요 기도문 개정작업은 물론 각종 예식서와 성가집 개정작업을 신속히 추진해 신자들의 불편과 저항감을 최소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피력했다.
강 주교는 아울러『이번 미사 통상문 개정작업 동안 손을 못댄 토착화 문제를 연구하고 전례 지도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할 연구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전례를 전공한 신학자들이 상주하면서 지속적으로 전례문제를 연구하는 「전례연구소」설립을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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