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예수회 최고령 사제인 윤양석(시몬)신부가 지난 4일 83세의 일기로 선종, 50년 수도생활을 마감했다. 전통적 교리와 관상에서 오는 신앙의 참맛을 늘상 강조하곤 했던 윤 신부의 선종은 예수회는 물론 한국교회에 하나의 큰 아쉬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아는 것을 실천하는 행동주의자였다고 전한다.
사도적 성격을 띠고 있는 예수회에 입회, 일생을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만 생활한 윤 신부는 고지식할 정도로 교회의 전통에 입각한 보수적인 수도정신을 고집했다.
예수회 안에서 일생을 기도와 봉사의 수도생활을 살다간 윤 신부의 일생은 한 수도자가 보여줄 수 있는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의 전형을 드러내고 있다.
1913년 9월 26일 부산 범일동에서 출생, 당시 대구 천주교 신학대학부속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윤 신부는 예수회에 입회하기 위해 21살의 젊은 나이에 당시 예수회가 있던 중국으로 건너갔다. 심양의 관신중고등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면서 예수회 입회의 기회를 찾던 윤 신부는 중국으로 건너간지 4년만인 1948년 북경의 예수회에 정식입회 한다. 이후 일본 동경 상지대학과 벨지움의 루뱅대학에서 각각 문학석사 학위와 신학석사 학위를 받은 윤 신부는 해방된 지 만 9년만인 1954년 8월 15일 사제서품을 받고 이후 1960년 서강대학교와 광주 대신학교에서 신학교수로 재직했다.
영어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 라틴어에 모두 능통할 정도로 놀라운 어학능력을 보인 윤 신부는 1968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을 한국말로 번역, 이냐시오 영신수련 및 피정의 발판을 마련 하기도 했다.
저술활동과 번역활동으로 꾸준한 학문열을 불태우던 윤 신부가 어쩔수 없이 일에서 손을 놓게 된 것은 7년전.
장기 중 위를 절반 이상 절단하는 대수술을 거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윤 신부는 이후 병이 점점 악화되면서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치러야만 했다.
『그리스도 나에게로 오소서』
7년 동안 병으로 투병하는 동안 윤 신부가 방에 써놓고 항상 되새기곤 했다는 이 문구는 윤 신부의 수도자적 삶을 그대로 반추하고 있다.
한국 예수회 부지구장 민기식(Robert K. mcintosh, SJ)신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50년 수도생활을 조용히 마감한 윤 신부의 지난 삶을 회고하면서 『어떻게 보면 단순한 수도생활을 끝까지 주님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흐트려 뜨리지 않은 채 숭고하게 살다가신 분』이라면서 『주님만을 의지하고 주님께 온 몸을 투신한 삶을 살다간 윤 신부의 삶은 묻힌 것이 때로는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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