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수도자가 선배에게 물었다.
“수도자란 무엇입니까?”
그 선배는 대답했다.
“수도자란 무엇이냐고 매일 묻는 사람이 바로 수도자일세.”
이 대답은 수도자에 대한 정의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다는 것, 이 정의는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깊어지고 넓어져야 한다는 것, 수도자라는 의미는 매일의 삶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프랑스 생 마리 뒤 몽(St. Marie du Mont) 수도원의 앙드레 루프 아빠스와 여섯 명의 수사들이 엮은 「시토회가 걷는 길 -사랑의 학교」는 시토회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를 통해 현대인들이 고전적 관상 수도생활과 그 영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인간은 하느님의 품을 떠나서는 궁극적인 안식을 찾아낼 길이 없다. 하지만 절대자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는 것이 수도생활의 중심은 아니며, 수도자만이 더욱 깊은 영성생활을 추구하고 기도하는 삶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 베들레헴 대수도원 셀서스 켈리 아빠스는 「시토회가 걷는 길」 머리말을 통해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이란 다만 수도생활이라는 특정한 생활 양식으로 자신의 세례 소명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라며 “모든 수도생활은 그 나름의 전통적 관례와 규율을 갖춘 생활방식의 하나”라고 말한다.
또한 아빠스는 “이 책에서 열거하는 활동 중 특별히 수도회다운 활동은 ‘거룩한 독서’”라며 “특별히 수도원다운 활동이라는 것은 수도자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 책은 기도와 거룩한 독서에 대한 신학은 물론 금욕생활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신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생활의 역사에서부터 베네딕토 성인이 제시한 수도규칙,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시토회 전통 등을 체계적으로 소개해 수도생활에 관심있는 이들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 예수님을 극진히 사랑하고 따름으로써, 지상에서의 그분의 삶의 신비가 수도자의 삶 속에서 재현된다.”
클레르보의 성베르나르도가 시토회의 영성을 정의한 대표적인 표현이다. 이러한 영성 덕분에 수도생활에 대한 매력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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