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여 동안 전국의 들과 산을 걸으며 순교자들의 넋과 함께 했던 주평국 신부. 주 신부는 전국 도보 성지순례를 마치면서 『이번 도보 성지순례를 하면서 체험했던 순교 선열들의 살아있는 영혼이 후대에 이어져 찬란한 역사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지난 2월22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시작, 3월19일 부산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까지 근 4백30km에 걸쳐 펼쳐진 대장정의 도보 성지순례를 마친 주 신부는 『많은 신자들이 한국사와 한국교회사를 따로 떼어놓고 보지 말고 같은 선상에서 봐주길 바란다』며 신자들이 역사의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계속해서 주 신부는 『걸으면서 한 많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묵상했다』며 『지난 역사 안에서 민족적인 아픔이 후대에 이어지지 않도록 오늘 우리 모두가 열심히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설명했다.
발바닥이 갈라져 곪은 상태에서도 강행군을 계속했던 주 신부는 『어떤 때는 단 한 발자국도 떼어놓기가 어려웠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순례는 분명 순교 선열들과 신자들의 기도의 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선연한 붉은색의 노을이 물들어 마치 순교 선열들의 거룩한 피가 배어있는 듯했던 갈매못 바닷가, 온 천지가 하얀눈으로 뒤덮힌 순백의 순교자들이 내려온 듯 한 감동을 주었던 죽림굴에서의 미사. 주 신부는 『산을 타는 것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번 도보 성지순례 참가들이 내적으로 더욱 풍부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 신부는 『이번 도보 성지순례가 한국교회의 순교 신심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순교자들의 넋을 찾아내고 이어주는 일에 교구를 초월,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된 모습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전했다.
순례가 끝나자마자 내년 사순절에 개최될 제2차 도보 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는 주평국 신부는 『이번 순례에서 시간상 제외된 춘천, 원주, 안동 지역의 성지를 중심으로 내년 사순기간 동안 가톨릭신문과 함께 도보 성지순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평국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사가 총망라되는 「한국천주교 역사부도」편찬이라는 대작업을 위해 휴식도 없이 곧바로 일에 매달려 있다.
순교 선열들의 넋을 되살리는 작업을 통해 교회의 일치된 모습을 찾고자 하는 주 신부의 외로운 싸움에 많은 이들의 기도와 동참이 요구되는 까닭은 바로 우리가 자랑스런 순교 선열들의 후손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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