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점 일획을 붓 끝으로 그려 나갈 때마다 그것이 곧 하느님께 바칠수 있는 최선의 기도라고 생각했어요. 덤으로 얻은 인생, 서예로 그분을 찬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요』
월남전에 참가했다가 고엽제 환자가 된 강주관(이레네오ㆍ50ㆍ수원교구 도척본당)씨는 이미 79년에 3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고엽제 중증환자. 하루동안에 먹는 약만 수십 종류가 넘고 주사약을 제외하고도 손바닥에 수북할 정도의 약을 매일 먹는다.
강주관씨의 병명은 고엽제 환자에 식도종양, 다발성 신경마비 말초신경염, 건선피부염, 척추신경장애 등 10여 가지에 달하고 단 하루도 약을 먹지 않고는 생명을 이어가기 힘든 상태다.
『한때는 좋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신앙도 내팽개쳤고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지요』. 맹호부대원으로 69년부터 71년까지 월남전에 참전했던 강주관씨는 귀국 후 8년만인 79년에 온갖 합병증으로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는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는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됐다.
고엽제 환자가 국내에서 아직 인정되지 않을 때 이미 고엽제 피해에 따른 합병증을 겪고 있었고 그것이 원인이 돼 죽을 날만을 기다리던 강주관씨는 병원에서 우연히 성서를 접하게 됐고 2주만에 신구약 성서를 모두 독파하는 등 성서에 매료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고통스런 와중에서도 성서를 읽기 시작하면 힘이 생기고 욕심이 생겼어요. 불과 몇 개월 만에 열두번을 읽을 수 있는 은총을 얻었지요』
성서를 가까이 하면서 한때 잃어버렸던 신앙까지도 다시 찾게 된 강씨는 모든 체념상태에서 오로지 신앙에만 매달리며 서예활동을 시작했던 것.
『당신의 말씀을 전할 수 있게 신필력을 주소서』라고 항상 외쳤던 기도가 적중했던 탓인지 강씨는 붓을 들때마다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고 서예작품을 출품하는 곳마다 특상과 대상 등을 차지하는 영광도 따랐다.
충북 미술대전, 대한민국 서예대전, 한중ㆍ한일 서예대전 등에서 수십차례 특선 및 입선한 강주관씨는 주로 윤형중 신부님의 사말의 노래, 김대건 신부의 옥중편지, 최양업 신부의 사향가 등 교회사적인 가치가 있는 내용들을 서예작품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강주관씨는 오는 4월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서예작품 1백여 점을 기증, 신앙 서예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강주관씨는 인생이 마감될 때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예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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