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들에 대해 왜 에이즈에 걸렸는지 묻지 말고, 그들을 윤리적 잣대로 판단하지도 말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16일 내한한 로버트 J. 비틸로 신부(49ㆍ국제 까리따스 유엔 및 미국정부 주재 대표)와 앤 스미스 박사(45ㆍ해외개발 가톨릭 공동기금 영국 에이즈 교육담당)는 에이즈 환자들에 대해 어떤 선입견도 갖지 말고 사랑으로 끌어 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회장=이원규)와 여성복지 사목위원회(회장=고 미리암 수녀)가 3월21일부터 사흘간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개최한 제1회 「에이즈,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세미나 참석차 내한한 두 사람은 다년간 에이즈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활동을 해온 에이즈 전문가이다.
미국 출신으로 72년 사제 서품을 받기 전부터 사회사업 분야에서 일해 온 비틸로 신부가 로마 국제 까리따스 본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86년부터. 주로 난민, 이주민, 가정문제와 관련해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해온 비틸로 신부는 지난해부터 UN국제 까리따스 상주 대표인 동시에 특별히 에이즈 문제에 관한 국제적인 업무를 담당해 왔다.
미생물학 전공 의학박사인 앤 스미스씨는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으로 89년부터 4년간 런던의 지역 보건센터에서 에이즈 예방, 교육과 치료활동을 해왔고 그 후 영국 까리따스인 CAFOD, 즉 저개발국의 개발사업을 위한 지원을 담당하는 「해외 개발 가톨릭 공동기금」에서 일해오고 있다. 특히 그는 국제 까리따스에서 에이즈 관련 사업의 책임을 CAFOD에 위임한 이후 국제 까리따스와의 협조체제 안에서 각종 에이즈 퇴치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 까리따스가 에이즈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지난 87년 4년마다 열리는 국제 까리따스 총회에서 각국 대표들은 에이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각국 까리따스가 공동 대처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이 회의에서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하지 않고 돕는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그해 12월 국제 까리따스와 CAFOD가 공동으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 40여개 국 대표가 참석했고 대륙 및 지역별 연수가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이어졌다. 아시아에서는 90년 홍콩에서 세미나가 개최된 바 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교회 내에서 에이즈 문제에 대한 사목적 대처를 유도했다. 특히 탄자니아 짐바브웨 등에서는 주교회의가 직접 발벗고 나서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비틸로 신부는 국제 까리따스가 『나름의 전문성을 갖고 국제 무대에서 교회와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까리따스는 어디서나 가장 밑바닥의 사람들을 직접 만난 체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틸로 신부는 그런 면에서 WHO 등 국제기구가 할 수 없는 기여를 국제 까리따스가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도 정부나 WHO가 단순히 콘돔의 사용을 권하는데 반해 교회는 결혼의 가치와 신성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이런 교회의 의견이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년간 환자들과 직접 접촉해 온 전문가들인 두 사람은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인생의 지침을 얻는다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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