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5일 오후 3시30분경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한 광주 천주의 성요한병원에 뛰어들어 12명의 인명을 구한 사람이 있어「설」을 앞두고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병원에서 10여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동선(스테파노ㆍ40)씨.
『누군가「불났다」고 외치는 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병원 창문 밖으로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어요. 순간 사람이 갇혀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병원 담을 넘었습니다』
김씨는 불을 목격하자마자 직원, 이웃의 김종남씨 등과 함께 병원 뒷담을 넘어 화재현장에 뛰어들었다.
현장에 도착해서보니 건물안에서는 의료진들이 유리창을 깨는 소리와 함께 환우들을 대피시키는 소리가 들려왔고 불은 순식간에 번져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김씨는 깨진 유리창 사이로 환우들의 절규가 들리자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불길이 치솟고 있는 창문의 철망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와 불길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에서 김씨 등은 세차장에서 각종 공구를 가져와 겨우 철망을 뜯어내고 안쪽을 살펴보니 시커먼 연기가 가득찬 화장실 안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안으로 손을 내밀고 한사람씩 잡아 당겨 사람들을 구해내는데 연기에 금방 질식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환우들이 너무 차분했고 안에서 누가 환우들을 들어 올려주는 것 같아 김씨는 처음에 의아해하기도 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면서 불길은 점차 커지고 연기로 숨이 막혀 정신이 없었지만 마지막으로 11번째와 12번째 사람들을 구해냈다.
마지막 사람들까지 구해낸 김씨는 마지막에 나온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환우들을 먼저 대피시킨 간호사였음을 알고 놀라움과 함께 신자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숨을 돌린 김씨가 2명의 간호사에 대해 감동하고 있을 무렵, 소방차가 도착해 불길을 잡았다.
경찰 화재감식 결과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밝혀진 이번 사고에서는 마지막까지 환우들을 보호하려는 병원 의료진들의 책임감과 각종 사고에 대비한 병원시스템, 그리고 김씨를 비롯한 이웃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인명피해 없이 사고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김씨는 유아세례를 받은 독실한 신자로 광주 북동본당에서 대건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꾸르실료 36차를 이수하기도 했다.
본당신자인 이승현(요한ㆍ45)씨는『스테파노씨는 남다르게 소외된 이웃에 정이 많고 이들을 위한 각종 행사에도 항상 앞장서왔다』고 말했다.
김씨의 몸을 돌보지 않는 이웃사랑이 주변에 알려지자 김씨는 부끄러워하면서『누구나 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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