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자체가 기적처럼 보일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신입생을 받고 3월초 문을 여는 인천 가톨릭대학이 앞으로 아시아와 북방선교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교회 7번째 대신학교로 문을 여는 인천 가톨릭대학장 최기복 신부는『개교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신학교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바야흐로 시대는 환태평양 시대이고 교황께서도 앞으로 세계 교회의 미래는 아시아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특히 신앙의 활력을 갖고 있는 한국교회는 아시아 복음화의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최 신부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인천 가톨릭대학이 남ㆍ북한은 물론 세계 선교, 특히 중국선교를 위해 헌신할 성직자를 양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천 가톨릭대학은 교과과정에 중국어를 의무학점으로 배정하고 동양철학의 비중을 서양철학과 대등하게 배분하고 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중국학을 개설해 북방 선교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최 신부는 사제양성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시할 부분은 영성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수도사제와 달리 교구사제의 경우 활동주의에 빠져 영성을 잃어버리기 쉽지요. 스스로 깊은 영성적인 뿌리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때로는 수도자보다 더 영성적이 돼야 합니다』
인천 가톨릭대학은 이런 관점에서 4년간 학부들 마치고 군복무 후 1년간의 수련기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사제지망자는『자신과 하느님과의 깊은 영적유대를 맺고 서품 후 사제로서 살아가는 동안의 영적 자양분을 얻게 될 것』이라고 최 신부는 말한다.
사제 양성이라는 본래 취지 외에 인천 가톨릭대학이 갖는 또 하나의 커다란 목표는 유능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다.
『2천년대는 평신도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빨리 다가올수 있습니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는 단계로서 아직은 구체적인 평신도 양성 프로그램이나 교과과정이 개설되지는 않았지만 인천 가톨릭대학은『평신도 지도자, 나아가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인천 가톨릭대학은「아시아 복음화 연구소」와「겨레문화연구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시아 복음화 연구소」는 이미 교육부에 등록을 마친 상태이고「겨레문화연구소」역시 조만간에 구체적인 개설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두 연구소는 아시아와 한국, 북한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년 심포지엄을 통해 그 결과를 집약하게 된다.
특별히「겨레문화연구소」는 북한을 포함해 우리 민족 고유문화를 그리스도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편 그리스도교가 한국적 토양에 뿌리내릴 수 있는 토착화 작업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특히 신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강화도 지역의 역사와 한국 천주교회사가 갖는 접점에 대한 연구를 그 첫 사업으로 기획하고 있다.
한편 최 신부는 전 세계적으로 성소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한국교회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한다.
『서구의 예를 통해 볼 때 성소(聖召)가 줄어드는 이유는 사회적으로는 과학의 발달, 산아 조절, 매스컴의 반교회적 행태, 그리고 교회 내적으로는 가정에서의 종교교육 부재, 사제직분의 직업화, 성인 입교자의 감소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 신부는 교회가 안고 있는 내적인 문제들을 개선하는 것이 성소 증가의 필수요건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사제의 삶이 주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며『공무원이나 사회사업가의 인상을 주지 않고 진정으로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이고 그들에게 봉헌된 삶의 열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신부는 인천 가톨릭대학의 건립에 그동안 적지 않게 제기됐던 반대 의견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이런 반대와 이견들이 오히려 더 좋은 신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채찍이 됐다』며『모든 교구민들이 신학생들을 친자식 못지않은 신앙의 아들로 생각하고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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