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리 흰머리 수녀님」「파란 눈의 한국인 수녀」…
지난 1964년 간호선교사로 입국, 32개 성상을 한국의 가난하고 병든 이들, 여성 노동자, 농민들과 함께 해온 노은혜 수녀(메리놀회ㆍ본명 노튼 파트리시아ㆍ광명 철산동 만남의 집 대표)가 수도서원 금경축과 고희를 맞았다.
1월6일 오전 11시 광명시 철산성당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미사가 봉헌된 가운데 3백여 명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참석, 이국땅 한국에서 선교수녀로 소임을 다해온 노 수녀의 수도서원 50년과 70회 생일을 마음모아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첫 여성시장 기록을 세운바 있는 전재희(마리아)광명시장이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노 수녀는 특히 격변의 80년대 노동계를 함께 했던 인물로서 젊은 노동자 여성노동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정신적 지주였다. 부산 부천 부평 성남 등지에서 가톨릭 노동청년회 지도를 비롯 노동사목과 관계된 활동을 벌였고 86년 철산동 만남의 집 설립 이후로는「노동자 성서모임」「여성 나눔마당」「작은 소공동체」모임 등을 조직했다.
이에 앞서 노 수녀는 부산 메리놀 간호전문대 교수ㆍ학장을 역임했고 경북 울진에서는 농촌 마을 보건사업에도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요즘에는 탁아사업 지역주민교육과 환경보호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중.
이날 서원 금경축 고희 축하연 행사는 그에 대한 축하뿐 아니라 노 수녀의 한국생활 30여 년 생활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 올 2월 중국에서 새롭게 선교생활을 시작할 노 수녀를 격려하는 환송의 자리이기도 했다.
노 수녀는 2월 중순경 중국 길림성 장춘 부근의 병원설립 협조를 위해 출국, 앞으로 그곳에서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의료 선교사업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료선교를 통해 사랑의 증거를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 노 수녀의 중국행 결심이유라고.
축하미사중 강론을 맡은 문정현 신부(군산 오룡동본당 주임)는『편안함을 추구하기 쉬운 나이에 낯선 선교지를 향해 떠나는 노 수녀는 시대를 열어가는 사람』이라고 밝히고『노 수녀의 한국생활은 가난한 이들에게 소리없이 도움을 주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또한 노 수녀를「일흔이 다된 나이에 재생비누 제작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기름수거에 나섰던 늙으신 젊은 활동가」「오무라이스에 케찹 대신 고추장을 소스로 쓰는 한국적 정서의 소유자」로 소개하고『그 같은 왕성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심어왔다』고 들려줬다.
노 수녀는 인사말을 통해『지난 30여 년의 생활은 하느님의 은총과 많은 이들의 사랑이 빚어준 삶』이었다고 말하고『그래서 오늘 이 자리가 무척이나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노 수녀는 중국선교에 대해『이렇게 늙은 나이에 새로운 임지를 자청한 것이 바보스럽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신자들의 사랑과 하느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용기를 가지게 됐다』고 힘있게 말했다. 노 수녀는 죽어서는 반드시 한국땅에 묻히고 싶다는 말로 제2의 고향 한국땅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1928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태어난 노 수녀는 1946년 메리놀회에 입회했으며 한국에 오기 전 스리랑카에서 의료선교를 펼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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