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신앙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시작했지만 막상 황무지를 일구는 기분입니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위원장=이동호 아빠스)가 국방부의 도움으로 첫 전파를 발사하는 대북 종교방송에서 대북방송 원고 집필을 맡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박숙안(73ㆍ까리따스) 수녀.
고향을 북에 두고 떠나왔기에 북한 사람들에 대한 남다른 감회가 서려 있다는 박 수녀는 자신이 집필한 원고가 북한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순화시키고 신앙을 마음 속으부터 키워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원했다.
국방부가 1월 중순경 첫 대북방송 전파를 발사할 예정이어서 지난 13일 녹음을 마친 박 수녀는 앞으로 약 1년간 대북방송 원고를 직접 작성하고 그 원고를 자신의 목소리로 휴전선 일대의 북한 군인들과 개성 이남 지역 주민들에게 들려주게 된다.
「빛과 사랑으로 가는 길」을 전체적인 주제로 약 15분 간의 방송 원고를 매주 한 번씩 작성하고 있는 박 수녀는 이 방송을 통해「우리는 모두 하느님 안의 한 핏줄 한 겨레 한 형제로서 다시는 전쟁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점과「인간이 하느님께 받은 고귀한 선물로서의 자유」,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고향의 친척들과 동생들에게 어머니가 보내는「사랑의 편지」라고 생각하고 원고를 쓸려고 노력합니다. 북한의 군인들은 10년 가까이 휴가도 가지 못하고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품 속이 가장 그리워진다고 들었습니다.』
평양 부근의 서포가 고향인 박 수녀는 대북방송에서 고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할 수 없지만 방송되는 원고의 저변에는 고향에 대한 보이지 않는 향수가 깔려지지 않겠느냐며 고향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표출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을 기해 개신교와 불교 등 3개 종파가 돌아가며 하루씩 방송되는 대북 종교방송은 아직 개신교와 불교쪽에서는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아 우선 천주교측 방송부터 시도될 전망이다.
특히 박숙안 수녀는 자신이 소속돼 있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북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더더욱 통일에 대한 열망은 강하다고 설명하고 언젠가는 북한지역에서 잃어버린 신앙을 찿는 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내후년이면 수도서원 금경축을 맞는 박숙안 수녀는 50년 1ㆍ4 후퇴 당시 수도회와 함께 월남, 교황 대사관과 북선위 등에서 활동했으며 70년부터 4년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총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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