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택은 늘 웃는다. 둥근 얼굴 만큼이나 넉넉한 그는 건강함이 뚝뚝 묻어나는 사람이다. 굶는 아이들을 위해 한쪽 페달은 다리로, 한쪽 페달은 영혼으로 밟으며 자전거로 전국을 누빈 그는 노래로 사랑 나누기를 한다. 그늘진 곳을 밝히는 그의 노래는 사람들 사이에 사랑을 심는다」
외발로 일어서서 따뜻한 세상을 노래하는 장애인 가수 김연택(31세). 그가 살아온 인생을 옆에서 지켜본 이들이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왼쪽 다리가 없다. 4살 때 교통사고로 한 발을 잃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불우한 이웃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이 나머지 한 발을 지탱해 주고 있다.
지난 1990년 5월에 결식 아동들을 돕겠다며 자전거 전국일주 모금 공연을 친구 2명과 함께 했을 정도로 불우한 이웃 돕기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 다르다.
외발로 자전거를 타고 온 무명가수에게 사람들은 따뜻했다. 하루 일당을 내놓고 가는 광주의 막노동 아저씨, 고생한다며 음식을 내어오시던 순천의 시골 할머니, 달리던 트럭을 멈추고「힘 내세요」하며 돈을 건네주던 트럭 운전사 아저씨. 그래서 김연택씨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해주었던 친근한 얼굴들이 항상 옆에 있어 줬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에는「뚝딱뚝딱! 세상은 내부 수리 중」이란 책을 내놓아 세상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하고 있다.
「노래는 나의「밥」. 나처럼 업소에서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밥」때문에 여기저기 철새처럼 떠돈다. 하지만 사람이 밥만 먹고 사나. 난 한 곳에 껌처럼 오래도록 달라붙어 떼어내기 전까지 줄기차게 그곳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가 쓴 책 속의 한 구절이다. 그는 현재 경기도 안산시 일대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히트곡은 없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뜨겁다.
그러나 직업가수가 된 지 10년, 그는 이제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93년 서울방송이 주최한 장애인 가요제에서 은상을 받고 그해 10월엔 아시아장애인 음악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난해 일본의 초청을 받아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또 12월 20일 KBS「사랑의 소리방송」의 개국기념 특별무대에도 출연하는 등 그는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올 6월 9년 연애 끝에 결혼, 신혼살림을 하고 있는 김연택씨, 그래서 그는 요즘 신이 저절로 난다.
김연택씨는 세례를 받지는 않았지만 종교인 못지 않다.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해 외발로 힘차게 뛰어다니는 그 모습만으로도 그는 벌써 신앙의 문턱에 서 있다.
김연택씨는「다리를 다쳐 명동 성모병원에 근 1년 동안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신앙인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성모상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한다. 이번에 책을 쓰면서도 자신 때문에 힘들어 했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라 울기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연택씨에게는 희망이 가득하다. 내년 2월이면 꿈에 그리던 첫 앨범을 출반할 예정이고 아마도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에 요즘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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