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완서(정혜 엘리사벳·1931~2011)씨의 마지막 작품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나긴 하루」(292쪽/1만원/문학동네)는 박씨가 선종 직전까지 발표한 세 편의 소설과 김윤식·신경숙·김애란 세 작가가 추천한 작품까지 총 여섯 편의 작품을 묶어낸 책이다.
박씨는 소설 「친절한 복희씨」를 펴낸 이후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현대문학, 2010년 2월)’, ‘빨갱이 바이러스(문학동네, 2009년 가을)’,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문학의문학, 2008년 가을)’ 세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전쟁과 분단, 사회와 개인의 아픔을 그 작은 몸으로 모두 받아내며 삭혀온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작가의 빈자리에 펼쳐진 이 작품집은 후배 소설가들이 보내는 존경과 그리움의 힘으로 세상과 마주할 수 있었다.
후배 작가들이 이 작품집을 엮기 위해 추천한 작품은 ‘카메라와 워커(한국문학, 1975년 2월)’와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상상, 1993년 창간호)’, ‘닮은 방들(월간 중앙, 1974년 6월)’ 등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씨는 이번 작품집 끝머리에 담은 해설을 통해 “박완서 선생의 문학은 장악의 문학으로, 선생의 손바닥 위에 올라가면 모든 게 다 문학이 되었다”며 “지난 사십 년간 역사와 풍속과 인간을 장악한 선생의 책들은 앞으로도 한국사회의 공유 자산으로 남아 우리들 마음 공부의 교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은 쓰는 사람에게나 읽는 사람에게나 인간으로서의 자기 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성공하는 데 아무 짝에도 필요없는 문학을 읽어야 하는 까닭은 인간이 되어가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박씨가 생전에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전한 말이다. 작가의 선종 1주기를 맞아 나온 마지막 작품집이 의미를 더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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