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가톨릭신문이 한창 커버스토리를 기획할 때 ‘수도회 3고(苦) 시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은 적이 있다. 3고 중 첫 번째 고는 영성의 약화였고, 두 번째 고는 급변하는 사도직 환경이었으며, 세 번째 고는 성소자 감소였다.
3년이 지난 올해,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 일본지부가 한국관구로 이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도회가 직면한 3고 현상이 비단 한국교회만의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수도회가 밝힌 입장은 이러하다.
“전세계 많은 수도회가 여러 환경 변화에 따라 성소자 발굴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정된 인원 내 수도자의 고령화와 건강문제, 사도직 수행에 따른 요구도 등에 대한 영향이 곧바로 수도회의 존재와도 맞부딪치고 있다.”
따라서 이 수도회는 2006년 총회에서 관구간의 결합이나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자는 결의를 단행했다. 일본지부를 한국관구로 이전해오는 과정도 2010년부터 준비모임을 마련, 지난해 12월 완료했고 여러 번 회의를 거쳤다.
3월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이 수도회 일본지부의 이전식이 갖는 의미는 이러한 흐름에서 깊고, 크다. 한국·일본 수도회가 안고 있는 ‘같은 어려움’을 해소함과 동시에 수도회의 현존과 미래, 사명 실현을 주제로 2년여의 시간 동안 논의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 수도회는 “양 수도회의 정서적, 종교적, 사도직 활동에 대한 법규 활용 등 산재된 문제점이 많았으나 수도회의 사명에 초점을 맞춰 시간을 절약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도자와 협조자들의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배의 시간과 만남의 교감이 필요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수도회가 ‘존재’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취할 것인가. 수도생활의 정체성이 존재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 매번 같은 기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