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러 간 여자를 경찰이 또다시 강간을 한다면 믿어지겠습니까. 남편에게 얻어맞아 죽은 여자를 경찰에 신고했더니 그래도 남편에게 맞아 죽었는데 무슨 문제냐고 되묻는다면 과연 할 말이 있을까요』
지난 9월 3일부터 12일까지 대전가톨릭농민회관과 유기농 현장에서 개최됐던 국제가톨릭농민회 아시아 세미나에 참가했던 인도의 엘씨 제이콕(Elsey Jacobㆍ49) 수녀와 라바트 디피카(Rawat Deepika) 수녀의 증언이다.
각각 인도 남부와 북부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도 여성들의 인권 옹호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 수녀들은 이번 회의 참가기간동안 한국의 유기농 현장과 노동직거래 센터 등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성스러운 구세주의 자매회 수녀로서 현재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 지역에서 「새로운 빛」이란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엘씨 제이콕 수녀는 『현재 인도는 잘못된 신분제도에 편승, 여성학대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 존엄성과 새로운 자각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공부를 하면서 인도의 성차별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이것이 배경이 되어 테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여성운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엘씨 제이콕 수녀는 『한국의 농촌 특히 가톨릭농민회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도농직거래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토로하면서 『이번 회의 기간 중 보고 배운 것을 인도에 돌아가 실천해 보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인도의 방인수도회인 이지미르 선교수녀회 라바트 디피카 수녀는 『과거 아시아가 서구 열강들에 의해 식민지 지배를 당했다면 현재는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의해 아시아의 경제가 좀먹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회의를 통해 각국의 정보교류와 함께 아시아 각국의 힘을 합쳐 다국적 기업과 싸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의 참가 의의를 밝혔다.
그녀는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직거래를 하나의 몫으로 끌어안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상당히 훌륭하다』고 밝히면서 『특히 가톨릭농민회가 스스로 정치세력화 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 받아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씨 제이콕 수녀와 함께 인도 북부의 라지스탄 지역에서 여성운동에 종사하고 있는 라바트 디피카 수녀도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며 이것이 정치적 성향을 띤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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