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선교사에 있어 하나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간주될 만한 선교본당제도를 도입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를 8월 28일 전주교구청 교구장실에서 만나 선교본당제도 도입의 동기와 의의 등에 대해서 들어 봤다.
인터뷰에서 양적 성장을 위해 선교본당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선교 자체가 교회의 본질」이며 선교본당은 그러한 의미에서만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교본당은 모든 활동을 선교의 각도에서 보고 선교를 기본 소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병호 주교는 『선교본당은 큰 비용을 들여 성당을 짓고 사제관과 부대시설을 완비한 다음 수도자、사무원、식당책임자 등 사목보조 인원까지 갖춘 다음에 본당을 분리해 사제를 파견하던 기존 관례를 깨고 복음을 들어야할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제를 파견하는 것』이라며 『사제는 교회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라 밝혔다.
이병호 주교는 이러한 선교본당의 목적은 선교 자체에 있다며 본당 설립의 예비단계로 보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사제가 맨몸으로 파견된 그 지역이 선교가 잘 돼 결과적으로는 본당이 설립될 수도 있겠지만 선교본당은 본당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선교가 유일한 목적으로 선교사제는 또다른 선교지역으로 파견될 것입니다』
이번 선교본당제도를 도입하면서 명칭 문제로 많은 고심을 했다는 이 주교는 『명칭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는데 준본당과의 차별성과 강조점이 드러나야 할 것 같아 선교본당이라고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교본당제도 도입의 동기에 대해 이 주교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사제 수의 부족으로 신자 관리에만 급급해 온것이 사실이며 선교 분야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선교의 시대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천주교는 한국 내 타종교에 비해 선교 감각이 상대적으로 무딘 종교』라고 평가한 이 주교는 이에 대해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한 원인은 각 성당별로 신자가 어느 정도는 차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냉담자가 많든 적든 성당에는 신자들이 늘 차 있으니 선교에 대한 절박감을 덜 느끼고 있지만 이는 착각』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이 주교는 『신자들을 쳐다보며 교회가 무엇을 해야할 지를 잊어버리고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신교회와 달리 적은 신자 수의 본당이나 공소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것도 선교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탓이다』는 이 주교는 『선교본당은 교회 본질과도 관계된다』고 밝혔다.
『몇 년 전에 비해 예비신자 수가 감소했다고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그리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다』는 이 주교는 『오히려 한 사람이라도 진정한 하느님의 백성으로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70、80년대의 입교 열풍은 당시 정치 사회적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고 교회의 노력 없는 갑작스런 신자의 증가는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주교는 『아직도 한국과 같이 선교 가능성이 많은 나라는 드물다』며 『현 상황에 안주해 있지 말고 사회에 긍정적인 교회상이 아직 남아 있을 때 선교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제 선교본당에 파견되는 사제들은 물질적인 구조를 다 떨치고 오직 하느님의 힘만을 의지해야 한다』며 『여러 걱정이 앞서지만 스스로 파견의 의지를 나타낸 선교사제들의 각오가 분명하므로 기쁘게 보낸다』고 밝히고 파견사제들과 정기적 만남을 자주 가질 것을 밝혔다.
선교본당의 장래 계획에 대해 이병호 주교는 『선교본당은 선교 자체가 목적이므로 다른 계획이 있을 수 없다』며 오직 『선교가 목적이고 선교가 바로 장래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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