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선종한 중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종훠이더 주교는 중국교회 최고위 성직자로 중국교회 발전은 물론 한국교회와의 교류 협력에 많은 기여를 했던 주교로 알려져 있다.
지난 95년 9월에 8명의 중국교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 김수환 추기경과 이문희 대주교 등 한국교회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기도 했던 종 주교는 지난 50여 년간 단절된 양국 교회간의 역사적 친밀성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종 주교는 북경 한인 신자들의 미사 참례가 여의치 않자 동교민항성당을 빌려 주어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한인교회 사목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한중 양국교회 우호 발전과 관련, 종 주교는 지난 방한 때『순교자들의 피로 맺어진 형제 교회』임을 들어 양국 교회의 긴밀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을 다녀간 이듬해인 96년 5월,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진 종 주교는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왕성한 사목활동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 주교는 지난번 한국 방문에서「중국교회에서의 신학생 양성의 당면과제」를 주제로 대구와 서울에서 강연을 하고 중국교회에서의 신학교 양성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등 중국교회 신학생 양성에 필요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특히 제남교구 및 주촌교구장 재임 당시인 1966년 문화혁명 때 종 주교는 성직자들과 함께 얼굴에 풀칠을 당하고 포박을 당한 채 거리를 끌려 다니며 인민재판을 받는 등 수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죽을 고비에 처했을 때 자신을 에워싼 군중들이「자신을 무죄한 사람」이라고 말해 겨우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던 종 주교는 그 후 5년간 건설 노동장에서 강제 노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문화혁명이 완화되던 시기, 70년부터는 주촌에서 돼지를 길러 연명을 했을 정도로 종 주교는 한평생 사제 생활을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보내야 했다.
선종하기 전까지도 강제 노역의 휴유증으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불편을 감수하고 살았던 종 주교는 그러나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항상『그때는 단순한 육체적 고통이었기에 차라리 지금이 더 어렵다』며 중국교회의 재건에 쏟아 온 열정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종 주교는 최근까지도『지금은 하느님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힘이 모자라고 조건도 어려워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문혁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실토하고『중국교회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느님께 보다 더 큰 영광을 바칠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해 달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기도를 요청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종 주교는 불과 20여 일 전인 6월 5일 북경에서 열린 남북천주교인 모임에 참가한 민족화해위원회 최창무 주교와 북측의 장재철 위원장 등 참가자들을 초대, 만찬을 베풀고 남북 신자들의 만남이 한국 천주교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하는 등, 한국교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 주기도 했다.
최창무 주교는『중국교회 수난의 역사를 지닌 분이었고 중국교회를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셨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애도하고『건강한 모습으로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기원해 주시던 기억이 새롭다』면서『우리 함께 그분의 명복을 빌면서 중국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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