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최대 순교 성지 중 하나인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성지가 심각한 주변환경 훼손으로 그 존립과 보존에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되자 6월 19일 노승환 마포구청장에게 「탄원서」를 제출, 관 내에 있는 절두산 순교 성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 더 이상 훼손없이 사적지로서 잘 보존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추기경은 이에 앞서 6월 17일 서울시청 문화재과에 절두산 성지를 사적지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사적지 지정 신청」민원을 제출했다.
김 추기경이 절두산 성지 보존을 위해 해당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사적 지정 민원을 접수한 것은 최근 절두산 성지 인근에 고층 아파트 건축 인가가 나고 각종 공사와 교통 체증으로 주변환경이 크게 훼손돼 서울대교구가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성지 존립과 보존에 관련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절두산 성지는 현재 정면으로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마포구 합정동 92-2 일성맨션 건물 3개 동이 재건축 내인가를 받고 지하 2층, 지상 19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성지의 주변 경관이 심하게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
더구나 관할 구청인 마포구청은 고층 아파트 재건축 인가와 함께 소방도로 부지 10여 평을 건물 소유자에게 매각키로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를 취해 절두산 성지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심지어 마포구청 한 관계자는 절두산 성지 측에 『소방도로가 매각되고 그곳에 「먹자골목」이 형성돼 각종 유흥업소가 들어설 경우 성지 훼손이 더욱 심해질 것이니 천주교 측에서 도로 부지를 빨리 매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해 고층 아파트가 완공된 후 절두산 성지 주변 환경이 극도로 향락 중심적 환경으로 바뀌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또한 절두산 순교 성지는 인근 당산철교, 양화대교 철거 작업과 대건로 및 강변도로의 교통 체증으로 심한 소음과 분진, 매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김 추기경은 탄원서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물론 매년 세계 각처에서 4만여 명이 순례를 하고 국내 순례자로 연간 5만여 명을 헤아리는 유서 깊은 순교 현장으로 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이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또 탄원서에서 『서울시는 현재 절두산 환경 보존을 위해 2백억 원의 막대한 시 예산을 들여 대건로를 지하화하고 있으며 80억 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강변도로를 우회시키고 당산철교 성지 통과 구간에 터널식 투명 돔 설치 계획을 마련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추기경은 『서울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청이 성지 주변에 고층 아파트 건축을 부당하게 인가하고 소방도로 부지마저 매각하게 한 조치에 경악하고 있다』면서 『건축주 당사자 입장에서는 재산상의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돼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만 국내법이 문화재나 사적 보존을 위해 주위의 경관을 해치는 개발 행위는 금지하고 있는 만큼 어떠한 경우도 이 건물은 여기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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