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제46차 브로츠와프 성체대회가 열리고 있던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거의 2주간에 걸쳐서 자신의 고국 폴란드를 장기 순방했다.
교황의 해외순방 시 대개 한 나라에 이틀 내지 사흘, 1회 순방이 길어야 일주일 남짓한 것에 비하면 이번 폴란드 방문은 유례없이 긴 일정으로 진행됐다.
교황의 이번 방문 목적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세계성체대회이다.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20세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성체와 자유」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성체대회는 동구권의 민주화를 촉발한 역사적 현장으로 특별히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폴란드에서 열렸다.
교황은 31일 폴란드 제4의 도시 브로츠와프 현지에 도착해 6월 1일 장엄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의 두 번째 방문지는 그니에즈노시이다.
이 도시는 폴란드 교회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민족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아달베르트 성인의 순교지로 올해 순교 1천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개최됐다.
교황의 세 번째 폴란드 방문 목적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크라코프의 야지엘로니아대학, 특히 신학부의 설립 6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교황은 유럽의 가장 전통 있는 대학 중 하나인 이 대학의 설립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 외에도 교황은 이번 방문 기간동안 교황은 복자 헤드비히 여왕과 두클라의 요한을 시성하고 베르나르디나 야블로노프스카와 마리아 카를로프스카를 시복했다.
이번 고국 방문에서도 폴란드 국민들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 주었다.
공산주의의 끝이 없어 보이는 억압과 압제 속에서 폴란드 출신 교황의 탄생은 모든 폴란드 국민들에게 해방과 자유의 희망을 갖게 했고 그 자유에의 꿈은 실제로 역사적 현실로 실현됐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아버지격인 교황은 다른 한편으로는 폴란드 국민들에게 민족적 비극과 환희의 주역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교황은 교회의 수장으로서만 아니라 민족의 역사 안에서도 더할 수 없는 깊은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고국을 떠나 로마에 머물면서도 끊임없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고 이번의 긴 순방 일정 역시 이러한 그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한 몫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교황은 이번 순방은 재위 19년동안 77번째 해외순방으로 위의 세 도시를 비롯해 포즈난, 레니카, 체스토코바, 자코파네 등 모두 12개 지역을 방문, 거의 폴란드 전역을 순방했다.
이 기간동안 교황은 26번의 강론과 강연을 했다.
교황의 이번 폴란드 방문은 6번째 고국 방문으로 미국 순방 횟수와 같다.
교황은 그 외에 스페인과 브라질, 멕시코, 케냐를 각각 네 번씩 방문했고 독일을 세 번 순방했다. 한국은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방문 이전에 교황은 이미 재위 기간동안 무려 1백만 km 이상, 즉 지구를 모두 26바퀴 이상을 도는 기록을 남겼고 전 세계 1백91개국 중 1백16개국을 방문해 말 그대로「행동하는 교황」의 이상을 보여 주었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