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은 언제나 아름답다.
원주교구 삼척 성내동본당(주임-김종태 신부) 「바다의 별」쁘레시디움 단원인 전미표(포티나·39)씨는 8년째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해오며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전씨가 가난한 이웃에게 봉사의 삶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알콜 중독자인 7살 연상의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에서 친정인 삼척으로 이주해 와 본당에서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넉넉하지 못한 삶이었지만 부두 하역 일을 하는 남편의 벌이로 전씨의 네 식구는 단란하게 살았지만 남편이 고된 노동에 못 이겨 술을 가까이 하면서부터 가정이 파경에 이르렀다.
알콜 중독으로 남편이 직장을 잃고 장기 입원을 하게 되자 식당 일을 하는 등 어렵게 생계를 꾸려 나가던 중 집세라도 아낄 요량으로 친정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삼척으로 이주하면서부터 조금씩 병세가 호전된 남편 이상만(46)씨는 동양시멘트공장에 취직, 다시 직장을 얻게 되자 가정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전씨는 남편의 병치레를 하면서 이웃들로부터 수많은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것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마음으로 지난 1989년부터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동사무소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처음 찾아간 곳은 자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자 그 충격으로 망령이 든 한 무의탁 할아버지의 집이었다.
토담집에 홀로 사는 할아버지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방 안에는 오물로 가득차 있을 뿐 아니라 쥐들이 벽을 뚫고 들어와 자신들의 은신처로 삼고 있었다.
전씨는 도저히 그 방에 들어가지 못해 동사무소 사회복지사와 함께 장화를 신고 들어가 대소변을 치우고 쥐들을 쫓아내고 구멍을 막았다고 한다 .
청소를 다 끝내고 가마솥에 물을 끓여 할아버지를 씻기고 빨래를 다 끝낸 후 돌아왔으나 몸에 쥐벼룩이 옮아 며칠간 고생을 해야만 했다.
전씨는 그 후 이 할아버지 집을 매일 찾아가 대소변을 치우고 식사를 준비해 주고 빨래를 하는 등 돌아가실 때까지 2년간 뒷바라지를 했다.
이렇게 지난 8년간 전씨의 도움으로 여생을 편안히 살다 돌아가신 분만 해도 6명에 이른다.
전씨의 하루 생활은 여느 유명 인사보다 더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인 오누이를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아들을 학교에 보낸 후 집안 청소를 마치고 오전 9시부터 삼척의료원에 입원 중인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일주일 중 목요일 오전에는 잠시 짬을 내 레지오 회합을 하고 12시에 집으로 돌아와 남편 출근을 위해 점심을 준비한다. 이후 오후 1시 30분 다시 시각장애인 가정을 방문, 말벗과 함께 청소와 빨래를 해 주고 오후 3시에는 동사무소에서 알콜 중독자들을 한 시간 가량 상담하고 이후 6시 30분까지는 중풍 환자와 뇌성마비, 간질 환자들의 가정을 돌면서 호스피스 활동을 펼친다.
현재 전씨가 돌보고 있는 이웃은 모두 13명, 그 중 무의탁 입원 환자가 6명, 시각장애인 3명, 알콜 중독자 4명이 있다.
전씨는 재가복지 봉사자에게 매주 나오는 교통비 1만 원을 모아 이들의 밑반찬 거리를 만들어 제공하고 자신은 걸어서 이들을 만난다.
전씨의 봉사 활동이 널리 알려져 강원도지사로부터 2번씩이나 봉사상을 받고, 지난해 96년 10월 3일에는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로부터 레지오 우수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95년 12월 20일에는 강릉 MBC에서「전미표 사랑 나누기」를 특집 방송해 일약 지역 유명 인사가 되기도 했다.
『인생이 미지수이듯 누군가에 신세를 졌으면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나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도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전미표씨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은혜가 너무 커 그 기쁨에 감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무의탁 노인들이 자신을 기다려 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알고 일한다』면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말벗이 되어줄 때가 가장 즐겁다』고 환하게 웃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