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마카시티는 서울의 강남이라고 할 만큼 고층 빌딩과 고급 아파트 은행 오피스텔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전 세계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당들도 즐비하다.
마카티애비뉴에 위치한 한국식당「진고개」는 맛깔스런 음식 솜씨와 푸짐한 밑반찬 저렴한 가격으로 마닐라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이다. 이「진고개」식당이 최근 들어서는 마닐라 내 필리핀인들에게도 점차 유명해져 있다.
주인 김양선(루까)씨가 매주 목요일이면 식당 내에서 무료「자석」침 치료 시간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전문 한의사는 아니지만 부친으로부터 전수 받은 침술을 가난한 필리핀인들을 위해 쓰고 싶었습니다. 그저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죠』
외국인 노동자문제 등으로 필리핀 내의 반 한국 이미지가 고양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가 주 1회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은 한국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인상을 바꿔 놓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보통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가량 시간을 정해 놓고 원하는 손님들에게 침을 놓아주고 있는 그는 많을 경우 하루에 20~30여 명의 환자들과 만난다. 자석침을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거부감도 없고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생활한 지는 13년째다. 일정한 잠자리 없이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이 나라의「가난함」이 자신의 몫을 내놓게 했다는 것이 침술 봉사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침 시술 후 간혹 사례금으로 모아지는 금액은 전액 마닐라 한인성당 신축 기금으로 헌납하고 있다. 이렇게 쌓이는 돈이 한 달에 5천 페소 정도란다.
마닐라 한인본당에서 선교 부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부친에게 침술을 익힌 후 이에 대한 취미가 생겨 대만까지 가서 개인적으로 침 놓는 법을 배웠다. 주 1회 시술만으로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 2회로 시술 회수를 늘릴 계획이다.
『그간 초기 암 환자들 경우는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었습니다. 믿고 찾아와 주는 환자들이 고맙고 그래서 침을 놓아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마닐라 한인성당 신축 건립이 지역사회에 공헌키 위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일도 한국과 한국 천주교회의 이미지를 높이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김씨는『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바를 이웃을 위해 함께 나누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바로『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함께 나누면 모두가 풍성해지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말을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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