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바오로·47)씨의 저서 「우연에서 기적으로」(280쪽/1만3000원/청어람미디어)에서는 그의 인생에 대해 가감 없는 고백을 들을 수 있다.

최근 김씨는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언제든 바닥으로 내려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대중과 소통하면서는 특별히 희망의 실마리를 나누고 싶었다. 이번 책도 용기의 통로로, “사랑에 굶주린 이들이 사랑을 맞이하는 하나의 준비”처럼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나는 늘 지적당했고, 내가 하는 건 거의 다 틀렸고, 나라는 존재 자체가 콤플렉스였습니다. 하지만 ‘왜 틀렸는가’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는 얻었죠….”
감옥살이, 정신병원행, 그룹 멤버들에게 버림받은 시간, 대인기피증, 폐소공포증, 불면증, 우울증, 마약중독…, 게다가 좀 안정된 듯 싶은 시기에 갑작스럽게 겪은 암수술…. 김씨는 나열하기에 숨찰 만큼 수많은 굴곡을 겪었다. 김씨는 이 책에서 술과 마약의 늪에 빠졌던 시절의 이야기들도 솔직하게 풀어냈다. 순탄치 못한 과정에서 김씨가 깨달은 것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였다. 그리고 모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서로 해야 할 일은 바로 배려라고 강조한다.
특히 김씨는 이 책의 인세 전액을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짓는데 기부했다. 현재 서울에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시설 건립을 준비 중인 ‘천주의 성요한 의료봉사 수도회’는 김씨의 책 출판 간담회 직전 기부 의사를 전달받았다. 김씨는 이미 선인세비로 받은 돈을 수도회에 전달했다. 김씨는 사실 장애인을 돌보는 수도회 활동을 3년 전부터 후원해왔지만 수도회에조차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진행해왔다.
김씨의 아들은 자폐증을 앓고 있다. 그도 처음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글자 그대로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그나마 먹고 살 형편이 안 됐으면 어떻게 돌봤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장애아 부모들을 만나면 10명 중 8명은 동반자살을 고민해봤다는 응답을 들었다. 그때 김씨는 음악을 팔아 장애인학교가 아닌 ‘특별한 이들의 학교’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이번에 쓴 책 제목은 아들 우현의 이름에서 땄다. 표지에는 아들이 그린 그림을 넣어 책의 의미를 더했다. 김씨는 ‘아들은 내 인생에서 우연을 가장한 기적’이라고 했다.
자신의 유일한 멘토는 하느님이라고 강조하는 김씨는 “지금 만나는 이 사람이 당장은 우연 같지만 미래에는 기적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며 특히“죽을 때까지 자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오늘도 노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