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으로서 실천해야 할 진정한 경제활동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과연 안전한 금고가 있을까.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은 이와 관련해 “하늘에 보물이 있으면 온 마음이 하늘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명쾌하게 강조한다.
정 추기경이 사제수품 50주년을 맞아 50번째 저서(역서 포함)를 펴냈다. 정 추기경은 부제 시절, 같이 공부하던 고(故) 박도식 신부(전 대구가톨릭대 총장)와 사제가 되면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자고 약속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정 추기경은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뜻에서 지속적으로 글을 쓸 마음을 먹었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정 추기경은 지난 50년간 해마다 거르지 않고 책을 펴내왔다. 한 켜 한 켜 쌓아온 그의 집필본들은 교리 및 교회법 해설에서부터 영성서적, 에세이 등 장르 또한 다양하다.

특히 정 추기경은 이 책에서 자연 자원의 낭비와 파괴가 극성을 부리고 생명 파괴를 서슴지 않는 사회 현실을 지적, 우리가 물질을 올바로 사용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바른 실천에 동참할 것을 독려한다. 실제 발전, 성장위주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이들은 앞만 보고 달린다. 도대체 ‘재물’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고 있는지 돌아볼 겨를조차 가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안전한 금고’는 바로 하늘에 있다. 그리고 모든 부(富)는 오직 하늘을 향한 ‘자선과 애덕의 실천’으로 쌓아야 한다. 정 추기경은 이러한 진리를 성경 곳곳에서 찾아 설명한다. 성경 속에서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토대로 재물이 가진 의미와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아울러 정 추기경은 “주님께 받은 선물과 물질 보화를 잘 관리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향한 정의의 활동”이라며 “탈렌트의 비유에서처럼 각자가 받은 재능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간수하며 좋은 효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과 성취를 발판으로 많은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며, 세상에 이바지하고 기여할 때에 비로소 인생의 기쁨과 보람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때서야 비로소 온전한 생명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실천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찾는 것이 인생의 목표임을 명시하신 것입니다.”(「안전한 금고가 있을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