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에 이미 하느님께서 주신 메시지인데…”라고 말문을 열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0년이나 지나서야 들을 수 있게 된 반가운 목소리라면 어떨까.
이른바 ‘밀레니엄 수녀’라고 말할 수 있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수녀(1098~1179)가 남긴 저술들을 빗대어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다.
힐데가르트 수녀를 수식하는 말은 일일이 꼽기도 힘들 정도다. 그는 시인이자 과학자, 극작가이자 사회비평가, 화가이자 작곡가, 치유자이자 동시에 신비주의 원장 수녀로 불렸다. 이러한 다양한 역량은 그를 천재적인 신학자의 위치에 올려뒀다.
특히 그는 르네상스 시대를 몇 백 년이나 앞서 살았던 ‘르네상스인’으로 꼽힌다. 단순히 몇몇 분야의 전문가로서만이 아니라 경계를 넘나드는 전인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무엇보다 힐데가르트 수녀가 남긴 전문서적들은 시대를 거슬러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신학서 외에도 치료서적, 동식물, 광물 등에 대한 자료와 보석치료 책자 등을 썼다. 그 중 그에 대한 입문서나 보석치료 관련 책자가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적은 있지만, 직접 저술한 신학서가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와 인간」(390쪽/1만6800원/올댓컨텐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힐데가르트 수녀가 남긴 신학서 세권 중 마지막 책자다.
‘빙엔의 힐데가르트’등 다양한 생태 영성 관련 저술을 펴낸 바 있는 정홍규 신부(산자연학교 교장이자 한국 BM 기술협회 회장)가 기획, 감수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우주론적인 삶이 무엇인가. 힐데가르트 수녀가 「세계와 인간」을 통해 대답하는 내용이다. 힐데가르트 신학은 세계가 온통 창조의 선함으로 감싸여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신학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이야기를 한껏 풀어냈다.
힐데가르트 수녀는 특히 자신의 세계론 또는 우주론을 피력한 이 책에서 세계와 인간 안에 이뤄지는 하느님의 역사에 대해 열 개 비전을 제시한다.
그 첫 번째 부분에서는 생명의 근원, 세계의 구조, 인간의 본성 및 인체에 대한 4개 비전을 소개했다. ‘정화의 장소’ 소개에 이어 세 번째 부분에서는 구원사를 묘사했다.
역사의 의미,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사랑의 작용, 우주의 완성, 시간의 종말을 묘사하는 비전이다.
방사능 오염, 구제역과 각종 전염병, 기후 변화, 금융대란, 식량 위기, 빈곤의 문제 등 이 시대가 겪는 수많은 어려움에 대한 실체와 대안을 힐데가르트 수녀는 이미 1000여 년 전에 예언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밝히는 ‘원소의 대혼란’에 대한 통찰은 우리 시대에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로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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