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교(聞敎, 천주교에 입교함)한 후에 사람 권화(勸化, 권하여 선으로 나아가게 함)를 위하여 가산이 점점 박략(薄略, 후하지 못하고 아주 약소함)한지라’, ‘권하여 주를 알게 하여 필경(마침내) 일촌(一村, 온 마을)이 다 성교에 돌아온지라.’
「정산일기」 첫머리에 소개된 청양 출신의 순교자 이도기(바오로)의 이야기다. 대전교구 청양다락골성지(전담 이의철 신부)가 내포교회사연구소를 통해 펴낸 「정산일기」는 1798년에 순교한 이도기의 순교록이다.
이도기는 현재 124위 순교자들과 증거자 최양업 신부와 함께 한국교회에서 시복을 추진 중인 인물이다. 이도기는 한국 초기교회 때부터 충청도 청양, 정산 등에서 권화와 권주, 순교로 이어지는 삶으로서 신앙을 증거했다.
원문의 실제 저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내용상 이도기의 부인 혹은 그 후손들이 속한 공동체 구성원 중 하나가 구술을 종합해서 엮었다고 알려져 있다. 입교 후 정산고을로 이사 와 순교하기까지의 삶을 그대로 기록한 것. 책 뒤쪽에 실린 고어본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 고문의 맛을 살렸다.
특히 「정산일기」는 당시 신자들 사이에 읽혀지던 영적독서의 형태를 띠며 전해지는 동시에 이도기의 순교의 순간에 예수님의 수난을 떠올리게 해 순교가 단순한 죽음이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임을 역설하고 있다. 책을 통해 순교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입 문의 041-943-8123 청양다락골성지, 041-362-5028 내포교회사연구소, 02-762-1194 기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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