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앙선조들은 한역 서학서 연구를 통해 믿음살이의 틀을 세웠다. 이 때문에 교회 관련 한역 서학서는 한국 천주교회 창립의 근간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한국교회 창설과 성장 및 신앙선조들의 신앙생활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한역 서학서에 대한 폭넓은 연구는 필수적이지만, 현재 번역 출간된 서학서는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이에 따라 한역 서학서 연구 활성화 노력의 하나로 우선 원전을 번역, 소개하는 총서 발간에 돌입했다. 「묵상지장(墨床指章)」은 한역 서학서 번역 총서의 첫 열매다.
중국 최초의 한역 서학서는 루지에리 신부가 저술한 교리서 「천주실록」이었다. 이후 꾸준히 발간된 교리서, 역산기술서, 과학기술서 등의 한역 서학서들은 17세기 초부터 조선에 전해졌다. 그중 교회 관련 책자로는 일반신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천주실의」와 「성경직해」를 비롯해 「칠극」, 「만물진원」, 「기인십편」 등 다양하다.
이번에 번역된 「묵상지장」은 중국 북경교구 구베아 알렉산델 주교가 저술한 묵상안내서다. 이 책은 1801년에 조선에 도입, 한문본은 물론 한글로 번역돼 당시 교우들에게 널리 읽혀졌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책에서는 묵상의 정의에 이어 묵상의 중요성과 필요성, 실천방법, 묵상에 방해되는 것들을 물리치는 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성인들의 마지막 장에는 1746년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반포한 ‘묵상함으로써 대사를 얻는 방법’ 3가지도 안내하고 있다. 번역서에는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한자 원문도 실었다.
묵상지장을 번역한 유은희 수녀는 “묵상지장은 묵상에 대한 모든 것을 손바닥 보듯 쉽게 안내해 신앙선조들의 기도 생활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친 책으로, 다양한 영성서적이 범람하는 21세기에 내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묵상 안내서의 고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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