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의 마지막 사랑 실천으로 실명자에게 빛을 심어준 어느 할머니의 거룩한 뜻은 십자가상의 죽음으로 이 세상을 밝힌 그리스도의 참모습에 비유되고 있다.
비록 썩어 없어질 육신이나『쓸수있는 부분은 다 주고 싶다』고 평소 말한 대구 계산동본당 김모란(헬레나) 할머니의 사랑의 동기는 작년 4월 가톨릭신문을 통해 눈을 기증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길 전해 들었을때부터 자신의 두 눈을 하느님께 바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7천석 부자집 며느리로 출가하여 일찍 남편을 여읜탓에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마치고 그곳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홍콩 만주 등지에서 백화점을 경영하는등 화려한 일생을 보낸 헬레나할머니의 고귀한 뜻은 계산동본당 사무실을 통해 가톨릭병원에 전해졌다.
가톨릭병원측은 언제라도 각막이식 수술을 할수 있는 제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상자를 선정했다.
매일 묵주기도와 성서봉독으로 여생을 준비하던 헬레나할머니는 그동안 시달려온 고혈압증세가 악화돼 지난 9월 17일 가톨릭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9월 20일 가톨릭병원 원목실 길스타니슬라오 신부로부터 병자성사를 받은 헬레나할머니는 소속본당인 계산동본당 신자들의 기도속에 임종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9월 22일 오후 6시5분 헬레나 할머니가 숨을 거두자 고인의 유언에 따라 가톨릭병원 안과팀은 22일 오후 10시 두명의 실명자에게 각막을 이식하는 수술에 들어갔다.
병원측은 헬레나 할머니의 헌신적 사랑으로 각막이식수술을 받은 계산동 본당신자인 옥도걸(24세ㆍ요셉) 임복조(26세ㆍ비신자)씨등 두명의 수술경과가 매우 양호하다고 밝히면서 거부반응이 없으면 한달 후에는 완전히 시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헬레나 할머니의 유해는 남양공원묘지에 안장됐다.
1년 전 안구기증결정 당시부터 김헬레나 할머니의 임종까지 지켜본 가톨릭병원 원목실 강아눈치아따 수녀는『헬레나 할머니의 사랑의 봉사가 빛을 잃은 실명자를 위한 앞으로의 사업에 결정적 동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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