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알이 된 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밀알로 썩어준 수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교황방한행사는 제 궤도를 항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방한행사가 일단 성공이라는 결론을 얻어내기까지에는 말없이 헌신적으로 봉사한 이들의 노고가「최고의 善」 이었다』 고 손꼽는 경갑룡 주교는 그보다 앞서『교황님의 큰 몫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행사위원회의 사령탑、경갑룡 주교는 그 자신 이번 교황방한의 최고 실무자였으면서도 소리 없이 썩었던 한 알의 밀씨로 지칭되고 있다。기구상으로 보면 교황방한의 최고 책임자의 위치임에는 분명하지만 크게 드러내는 것、소위 매스컴 타는 것(?)을 별로 즐겨하지 않는 성품 때문에 또 산하 실무진의 자율성을 크게 배려하고 있는 평소의 입장 때문에 경 주교를 드러나지 않는 밀씨로 있게 한 주요인이라고 주위는 평하고 있다。2백주년 기념행사 중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교황방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어 낸 다음 편안히 만난 경 주교는 실무책임자답게 크게 후련한 표정이었지만『영광 뒤에 따른다』는 명언을 스스로 떠올리면서『결코 성공 그 자체에 자만하거나 우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현재 교황방한행사가 잘 치루어진 행사라고 평가되는 것은 그분이 너무나 큰분이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의 준비도 최선을 다한 것이었지만 교황님은 우리의 준비를 당신의 큰 빛으로 완벽히 감싸주셨읍니다。교황님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큰 몫을 해주신 셈이지요』『교황님은「있음」 그 자체로 이미 빈곳들을 모두 채워주셨다』 고 말하는 경 주교는『이제 한국교회는 교황님의 빛으로 존경과 더욱 큰 기대의 대상、촛점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아울러『교회를 보는 세상의 눈은 그만큼 더 따가울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교회와 무관한 이들까지 교황님을 기쁘게 맞이한 사실을 상기시킨 경 주교는『이러한 현상은 세상이 줄 수 있는 물질만능의 풍요를 넘어 영적인 갈증에 대한 강도가 너무나 절실한、오늘의 사회를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사회의 이 같은 갈망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임무』라고 역설했다。따라서 경 주교는『지금은 모두가 스스로 빛과 소금으로 살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때이며 쇄신에 대한 필요성과 열망으로 끊임없이 기도하고 노력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이 땅의 빛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교황방한으로 우리 교회는 2백주년을 기리는 목표와 의미를 되새겨야할 시점에 섰읍니다。대규모 신앙대회가 교회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시성 그 자체가 별안간 이 땅을 탈바꿈시키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2백주년 기념행사는 여의도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더욱 박차를 가해야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설명한 경 주교는『교황방한、특히 기념대회 시성식은 쇄신을 향한 하나의 강력한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어떤 이들은 교황님께서 그들이 얻고자하는 확실한 대답을 두지 못했다고 생각 하는가 봅니다。그러나 저는 그 같은 생각은 단견적인 판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음미해 볼수록 교황님은 너무나 적절한 답을 주셨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교황님은 4박5일 동안 복음말씀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셨다』고 강조한 경 주교는『우리가 목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어야겠느냐』고 반문하면서『그것을 바로 복음ㆍ신앙ㆍ사랑이며 교황님은 목자로서 그 모든 것을 주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 주교는 교황님이 남겨주신 메시지를 모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나의 책으로 출판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그 말씀을 삶의 현장에서 얼마나 내면화시키고 구현화시키는가、그것이 남겨진 숙제』라고 제시했다。교황방한이 임박해지면서 날카로울대로 날카로와진 실무진의 신경을『그저 모두 잘한다』고 어깨를 두드려 가라앉힌 경 주교는 계획단계에서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일단 진행시킨 일에 있어서는 의아스러울만큼 무난하게 넘어가는 추진력 때문에 교황방한이라는 막중한 대임을 무난히 해냈다는 종합평을 듣고 있다。『사실 꼭두새벽부터 집을 나선 대부분의 신자들은 몇 끼를 거르면서도 기쁘게 시성식에 참가했읍니다。물론 교황님의 옷자락 끝도 보지 못한 이들은 마이크장치의 결함으로「소리」마저 듣지 못하면서도 뜨겁게 교황님을 맞았읍니다』『이들의 너무나 착한 마음씨와 깊은 신앙심에 새삼 고개가 숙여 진다』는 경 주교는 바로『이 같은 신앙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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