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신학의 주요 쟁점, 경향, 혹은 사건은 무엇인가? 금세기 신학 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 사건들은 무엇이며, 그 중 신학적 성찰의 주제가 되어야 할 사건은 무엇인가? 21세기 신학계의 우선적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묵직한 질문이다. 하지만 ‘시대의 징표’를 올바로 알고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위해서는 꼭 짚어볼 부분들이다.
이에 대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신학자들이 응답했다. 국내 활동 신학자로서는 유일하게 심상태 몬시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이 포함됐다.
교황청 전교회 ‘아헨 미시오’ 기관 부설 ‘미시오 선교학 연구소(The Institute of Missiology Missio, MWI)’는 20세기가 막 끝나갈 무렵,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신학자 77명에게 위의 질문들을 던졌었다. 「제삼천년기 신학-어디로 가는가? Theologie im Ⅲ. Millennium - Quo vadis?」(라울 포네 베탄코트/420쪽/2만원/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이들 신학자들의 응답을 한데 모아 번역한 책이다. 국내 신학계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인물들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출신 신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번에 접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장이기도 하다.
심 몬시뇰은 MWI 질문과 관련, 현대 신학 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꼽았다. 심 몬시뇰은 “교회사 안에서 처음으로 교회가 현실세계의 교회가 되도록 한 것이 바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라며 “이 공의회 이후 공동체로서의 성사적 교회의 관점을 세울 수 있게 되었고, 교회 중심주의를 넘어서 바깥 세상을 존중하는 태도, 인간과 세상을 향한 겸손한 봉사를 교회의 임무로 삼는 가톨릭신학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심 몬시뇰은 “세계화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문제들을 조사하는 것이 이 시기 신학의 주요 임무”라고 역설했다. 최근 과학, 기술,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세상을 지구촌 시대로 바꿨고, 세계화로 인한 경제적 박탈과 사회·정치적으로 소외된 민중의 현실은 신학에 큰 도전을 던지고 있다.
생태 위기에 맞선 신학 패러다임의 전환 또한 필수적이다. 전 세계는 도덕적, 영성적 또한 사회·정치·경제적 원인에서 비롯된 심각한 생태 위기에 직면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심 몬시뇰은 신학은 인류의 지위와 의미, 방향을 재정립하는 우주적 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 몬시뇰은 “제삼천년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하느님, 인류, 세상에 대한 관점을 새로 세우는 것이 신학의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모든 인간과 자연에 존엄과 가치를 부여하고, 무수한 형태의 카리스마를 존중하는 성령론으로, 전통적인 교회 중심주의의 보편성을 대체할 새로운 신학 패러다임을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설명 또한 빼놓지 않았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