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교육계에 투신, 교육자로서의 외길인생 반세기를 걸어온 故 霞汀 서정덕 박사(루까). 항상 하느님께 순종하는 겸허한 자세로 후진양성에 혼신의 힘을 쏟다가 지난 11월 8일 하느님 품에 안긴 故 서 박사는 결코 밖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다간 주님의 참된 봉사자였다.
초기에는 사제 양성에, 이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계에, 그리고 말년에는 소외돼가는 노인문제에 몰두했던 하정 선생은 대구교회 초기 발전의 주인공인 서상돈을 祖父로, 또 서익순ㆍ태순 등의 순교자와 수많은 성직ㆍ수도자를 배출한 대구 서씨 가문의 후손으로 1910년 5월 26일 대구 계산동에서 태어났다.
일제시대 이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37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졸업과 동시 경성중앙중학교서 敎論, 교육계에 첫 발을 내디딘 하정 선생은 82년 대구대학 대학원장직을 퇴임할 때까지 45년간을 교육계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소리 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왔다.
하정 선생은 덕원신학교ㆍ경성동성상업학교ㆍ경성성신대학에서 목자양성에도 힘썼는데 이 당시 그의 제자 중에는 윤공희 대주교ㆍ김남수 주교ㆍ구상 시인과 윤광제 신부ㆍ이종흥 신부ㆍ김영환 신부 등을 들 수 있다.
이어 대구사범대교수ㆍ대건중고교장ㆍ경북대ㆍ대구대ㆍ영남대 교수를 거쳐 75년 영남대 대학원장직을 정년퇴임하기까지 향토교육발전에 공헌한 하정 선생은 계속해서 한 사대부설 노인복지대학 교육부장으로 노인문제에 관심을 쏟다가 82년 8월 건강상의 이유로 교육계에서 물러났다.
결코 밖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는 내면 깊숙이 뜨거운 신심을 지녔던 하정 선생은 소탈하고 유머가 풍부한 성품으로 그의 강의실에서는 웃음이 떠난 적이 없었다고 하며 또 젊은 학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는 섬세한 면을 지니기도 했다.
화목한 성가정으로, 박사 집안으로 소문이 나있는 하정 선생의 가족 중에는 74년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선생을 비롯 장남(농학박사), 차남(성서학박사), 차녀(이학박사) 등 11가족 중 4명이 박사이고 차남 서인석 신부와 5녀 서준석 수녀를 하느님께 봉헌하기도 했다.
난초 기르기ㆍ낚시ㆍ고전음악감상 등 다양한 취미를 즐겼던 선생은 79년 차남 서인석 신부가 그의 古稀 기념으로 봉정한「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을 즐겨 읽었으며 말년에는 일본가톨릭작가 소노 아야꼬 여사의 저서를 탐독하기도 했다. 「교육원리」를 비롯 여러 논문을 저술한 고인의 유족으로는 미망인 김루갈따 여사와 4남 5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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