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닮으려는 일생에는 구비구비 어려움도 많았지만 가진 바를 이웃과 함께 하면서 오롯이 믿음을 지켜나가는 반석의 삶을 살았던 김명례(막달레나) 할머니의 80세 한평생은 주님대전에 삶을 봉헌한 순종의 일생이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에 따르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성당에 나가 주님께서 주신 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려했던 김명례 할머니(사진)의 시간은 하느님 곁으로 떠난 이들의 시신을 정갈하게 다듬는 일에 거의 바쳐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가장 소박한 일에 발벗고 나섬으로써 주님을 향한 믿음을 바윗돌처럼 굳혀갔던 김 할머니는 이웃에게 해준 것이 바로 주님께 해드리는 일임을 믿고 따랐던 것이다.
33세 때 결핵으로 죽어간 사람의 시신을 염한 것을 시작으로 김명례 할머니는 죽은 이들의 마지막을 보살펴주는 일에 발벗고 나섰다.
아무리 역겨운 냄새가 나도 이승의 모습은 비록 썩어 흙으로 돌아가도 영혼만은 주님곁에서 영생하기를 기도하면서 그 시신을 거두어 준 것만도 5백여 구가 넘는다는 것이 주위사람들의 설명이다.
또한 김명례 할머니는 우리 신앙선조들이 믿음을 지키기위해 재산과 명예와 지위를 버리고 숨어들었던 옹기굴에서 생활을 이어온 선조의 역사를 오늘까지 이어왔다.
경북 군위군 군위읍 용대동에 살 때부터 옹기를 이고 신동ㆍ갈림등지까지 팔러 다니면서 신앙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기도 했던 김 할머니는 옹기장사를 계속, 77년까지 대구 대명동 영선시장에서 옹기를 팔아왔다.
16세 때 결혼, 58년을 해로한 김계출(라테오)씨와의 사이에 둔 3남2녀를 보살피면서 26세때 부친이 별세한 친정의 생활을 함께 돌보기도 했다.
「동생들을 보살피라」는 부친의 뜻을 받아들여 어머니 서중하(마르띠나)씨를 도와 가장 잃은 친정의 보이지 않는 기둥 역할을 15년간 맡았던 것이다.
이러한 보살핌 속에서 성장한 김동한(대구 결핵요양원장) 신부와 김수환 추기경 형제를 주님대전에서 봉사케 함으로써 이 나라의 양떼를 돌보도록 한 김명례 할머니는 충청도 연산에서 정승까지 지냈던 조부가 믿음을 위해 재산과 명예와 지위를 아낌없이 버린 뒤 옹기굴로 숨어들었던 이래로 이어져온 믿음의 생활이 열매로 맺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신앙을 지키기위해 물질적인 가난과 고난을 기꺼이 선택했던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일생동안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 수 없었으나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기에 힘쓴 김명례 할머니는 공과책의 모든 기도문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바쳐 산 이와 죽은 이 모두의 영혼을 위해 빌어주었다.
또 남산ㆍ대명ㆍ송현동본당 등을 거치면서 주님의 자녀가 되어 구원을 얻도록 인도한 영세자도 천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는 주위사람들의 말은 김 할머니의 열심한 전교의욕을 입증하고 있다.
구비구비 이어진 어려움 속에서 특히 78년 오랜 투병끝에 세상을 떠난 차남의 죽음까지 맞았던 김 할머니지만 모든 것을 주님 뜻에 따르고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는 않았다.
80회 생신을 맞는 8월 3일 아침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김 막달레나 할머니는 신앙인다운 일생을 몸으로 실천해보인 분이었다는 것이 주위사람들의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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