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가곡과 교회 음악 창작을 위해 헌신해 온 하대응 교수(자카리아)는 우리나라가 서양음악에 깊은 이해를 갖지 못했던 30년대에 일본에 유학, 37년「동경」의 동양 음악 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하 교수는 재학 중인 36년 제5회 全日本 음악콩쿨 성악부에서 1위없는 2위에 입상할 만큼 노래에 대한 재능과 열성이 뛰어났으나 6ㆍ25의 전란을 겪으면서 끓어오르는 내적 창작욕에 순응, 작곡가로서의 새 길로 접어들었다.
소월의 한국적詩에 자신의 원만한 성적을 독특한 음조로 처리한 아름다운 가곡을 창작하면서 하 교수는 특히 종교적 흔히 배어 있는 음악이 살아 있는 음악임을 절감、그의 뜨거운 신심을 표현할 수 있는 교회음악에도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 교수가 교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6세때 수도원 방문을 통해 신앙인들의 겸허와 순명을 눈으로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뒤 노기남 대주교와 故 장면 박사의 권유에 따라 영세 입교, 39년부터 52년까지 서울 가톨릭 합창단을 지휘하면서 얻은 귀중한 체험의 결실이기도 했다.
6ㆍ25를 겪으면서 대구에 음악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하교수는 54년 효대 음악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80년 2월 퇴임할 때까지 겸허하고도 자애로운 교육 정신으로 김귀자ㆍ박말순ㆍ임남훈씨 등 성악가들을 키워내는 등 후진 양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우리 귀에 익숙한 「산」 「못잊어」를 비롯,「접동새」 「도봉」 「달」 「진달래꽃」 「그리움」등의 가곡을 작곡한 하 교수는 이벽의 「천주 공경가」에도 곡들 붙였으며 부활ㆍ성탄 등 대축일 첨례 일도 7곡ㆍ성모 영보 및 탄생 축일 일도를 위한 전례 곡을 작곡 가르멜 수녀원에 봉헌했다.
강렬한 신앙심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작업을 통해 음악의 생명을 확인했던 하 교수는 「하대웅 가곡집」(63년)ㆍ「산」(73년)의 두 가곡집을 통해 일상에서도 겸허한 자세를 보여온 그의 모습을 드러냈으며, 작고하기 불과 열흘 전인 5월 18일에도 가르멜 수녀원에 곡을 보내올 만큼 내적으로 강한 신심을 표출하는데 정열적인 음악인이었다.
1914년 강원도 흥천에서 태어난 하교수는 65년 예총 경북 지부 음협 고문, 70년 동지도 위원 73년 대구 시립 교향악단 자문 등을 역임하면 향토 문화의 성장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65년 경북 문화상ㆍ76년 국민 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던 하교수를 기려 평소 하 교수의 친분을 나눴던 동료 교수와 하 교수가 양성한 제자들은 5월 31일 오전 7시 고인이 관심을 가져왔던 가르멜 수녀원에서 추도 미사를 봉헌했다.
이들은 또한 5월 29일 미국에서 별세한 하 교수 추도 음악회를 9월경 개최, 생전에 그가 남긴 음악의 유산을 되돌아보기로 뜻을 모았다.
남다른 신앙심을 지니고 교회를 위한 음악에 헌신해 온 하 교수는 자애롭고 멋을 아는 아버지 같은 스승이었으며 교수 친지들에게는 다정한 친구였다.
1940년 하 교수 수등과 더불어 만주 일대에서 순회공연을 가진 이경회 교수 (전 효대 음대교)는 추도 미사를 집전한 신상조 신부(대덕 본당 주임)의 말을 빌어 「하교수가 우리와 아주 헤어진것 아니라 하느님과의 다리를 놓아 주신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을 신앙 안에서 받아들이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가족으로는 미국에 거주하는 오정숙 여사와 재덕(「오하이오」주 맨스 필트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ㆍ재량(미국 거주 피아니스트)과 재광(서독 거주)등 2남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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