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한 실천이 오늘의 영광을 안겨 주었다. 최선을 다한 성실이 오늘의 기쁨을 탄생케 했다. 許姬淑(25세ㆍ안젤라). 지난 3월 10일 근로자의 날에 정부로부터 석탑 훈장을 받은 그녀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속으로 기도를 바치며 무서운 집념으로 극복해 온 생활 속의 신앙인이었다. 『부끄러울 뿐 입니다. 특히 동료들에겐 담겨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許양은 우리나라 유수의 음향기기 메이커인 동원전자(서울 도봉구 도봉동 63번지)의 기능 사원으로 올해 근로자의 날 석탑 훈장을 받아 회사는 물론 스스로에게 명예의 날을 맞도록 했다.
회사가 정부에 상신한 공적 내용을 굳이 살펴보지 않더라도 주위의 입들은 훈장을 받은 허양의 자격을 한결같이 입증하고 있었다.
「열심」과「성실」그 위에 이웃과 동료를 아끼는「사랑」이 허양을 돋보이게 한 것이다. 상을 받은것도 죄송한데 자꾸만 신문사ㆍ방송국에서 연락이 오고 사람들이 찾아와 더욱 송구스럽다고 말하는 허양은 특히 동료들의 작업 분위기를 방해 할까 봐 더욱 마음이 쓰인다고 소박한 불평(?)을 토로했다. 현재 앰프 제작의 첫 번째 공정인 기판(基板)조립라인에서 50여 명의 처녀 기능공들의 조장으로 근무하는 허양은『최선을 다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매일의 생활에서 그대로 실천, 나약한 처녀답지 않는 의지의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8년째 동원전자에서 일하고 있는 허양은 동암동 성당 야학「엘로우선」학교를 다니면서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성당 부설 야학으로 중학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엘로우선」은 당시 본당 총회장이었던 조동식씨가 야학 학생들에게 회사 입사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연결돼 허양은 낮에는 일을, 밤에는 책을 잡는 주경야독으로 1년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72년 전남곡성에서 서울로 올라온 가족이 아직 터전을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중학교를 포기해야 했던 허양은「엘로우선」에서 면학의 꿈과 신앙의 길을 함께 찾은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첫발을 디딘 어려움 속에 힘겨운 나날이기도 했으나 내성적이면서도 선천적인 명랑함으로 극복, 기능 사원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버스 값만으로 먼 길을 왕복해야 하는 당시의 어려움 속에서도 허양은 곤경에 처한 동료를 위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정성을 모아 도움으로써 이웃에 대한 사랑 나눔에 조그만 겨자씨가 되기도 했다.
사랑 나눔의 실천은 계속 이어져 허양과 동료들은 여사원들이 모임인「물방울회」를 통해 고아원ㆍ양로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등 어렵고 불우한 이들의 이웃으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이 같은 선행으로 허양은 이미 사내에서 마련하고 있는「모범상」을 두 번이나 수상, 주위를 밝히는 등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허양에게 있어 무엇보다 값진 재산은 투철한 책임감. 일단 자기에게 맡겨진 일은 최선을 다해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동료들을 격려하며 모범을 보인 허양이「큰상」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실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위로 두 언니가 시집을 가고 바로 아랫 동생이 군대에 간 지금, 식구는 부모님과 두 동생ㆍ할머니 등 모두 6명 단란한 가정을 보금자리로 하고 있는 허양은 이젠 집안 형편이 펴서 시집을 가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그동안 너무나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끄럽답니다.』스스로 미지근한 신앙이라고 털어 놓는 허양은 어떠한 어려운 일도 극복해야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서슴없이 강조하면서 굳은 의지와 인내가 해결의 열쇠인 것 같다가 자신의 생활신조를 펴 보였다.
『이제 더욱 열심히 사는 신앙인으로 모든 은인들께 보답하겠습니다.』반짝이는 눈빛 속에서 활짝 핀 미래의 꿈을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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