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버림 받고 불쌍한 이들에게도 구원의 기쁨을 전하러 오신 아기 예수처럼, 비록 앞못보는 몸이지만 점자로 된 성서를 읽고 묵상한 주님의 말씀을 동료장애자들에 들려줌으로써 세상에서 소외된 장애자들에게도 구세주는 찾아오시어 함께 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는 숨은 목소리가 있다.
예수성심시녀회가 운영하는 포항성모자애원의 맹인 김상천(안또니오 · 49세)씨가 매주 목요일 오후 원내 동료맹인 · 농아 · 정박아 · 지체부자유자 · 노인들을 모아놓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결코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꿋꿋이 살아 갈 것을 다짐한다.
제대로 성경 말씀을 대할 수 없는 원생들에게 김안또니오씨가 전해주는 주님의 목소리는 양로 · 불구원에서의 생활에서 커다란 정신적 위안이 될 뿐 아니라 내일의 등불이 되기도한다.
4살 때 천연두를 앓아 눈이 먼 후 25세때 성모자애원에 들어온 김 안또니오씨는 목요일 오후2시 세계평화와 은인들을 위한 묵주의 기도가 끝나면 커다란 점자성서를 들고 동료들 앞에 나서 성경귀절을 돌려주며 일주일 동안의 서로의 생활을 반성하고 인내하며 항상 바르게 살 것을 권유하고 있다.
정규 수업은 물론 10년전 독학으로 점자법을 터득해 맹인용 초 중학교 점자 교과서를 공부한 것이 고작인 김 안또니오씨가 성경을 처음 대하게된 것은 5년전 맹인 선교회가 성모자애원에 점자 신 구약성서를 보내준 때 부터였다.
그 동안 틈나는대로 신 · 구약을 다 읽은 김 안또니오씨는 3년전 정신적 · 육체적 장애자들에 생활의 각성제가 될 교리시간이 필요하다는 수녀들의 권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동료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비록 해박하고 체계적인 교리는 아닐지라도 김 안또니오씨가 들려주는 얘기는 손가락으로 성서를 읽고 생활을 통해 묵상한 깊고 그윽한 체험의 목소리로,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에게는 삶의 커다란 위안이자 영혼의 오아시스이기도 했다.
22살 때 동네친구를 통해 교리문답을 배워 지금은 공소가된 경북 상주군 퇴강본당에서 영세를 한 김 안또니오씨는 그 후 25세때에 예수 성심시녀회가 운영하는 성모자애원으로 들어가 반세기를 수녀회와 동고동락하며 참 된 그리스도 신자답게 말없이 주님의 뜻대로 생활해왔다.
남이 청소나 기도를 하던말던 정해진 일과에 따라 자신의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김씨는 원내 모든이 들로부터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듣고있다.
『일생을 기도하면서 살고 싶어 이곳에 왔다』는 김 안또니오씨는 생활중 미사 참례가 가장 기쁘고 보람된 일과 라고 말하면서『지금은 집회서와 지혜서를주로 읽고 있는데 앞으로는 대구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점자로 만들어 읽을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9월 맹인선교회가 보내준 점자 성인전을 읽은후 동료들에게 성인들의 높은 뜻과 생활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말하는 김안또니오씨는 하루에 점자성서 10장정도를 읽는다고 밝혔다.
오전 5시에 기상, 아침 기도와 미사를 봉헌하고 성냥갑 접기 등으로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후에는 공동묵주기도를 드리고 그 외는 자기의 방에서 점자 성서를 읽는다는 김 안또니오씨는『자연을 볼수 없어 묵상의 폭이 얕다』고 말했으나 성모자애원 총무 박시엔나 수녀는 『그의 묵상은 보통사람들보다 깊이있고 그윽할뿐만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라 이 곳 공동체 생활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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