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자의 그리스도께 향한 뜨거운 기도와 끈질긴 집념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고통을 14처로 표현해 내고야 말았다.
대구 송현본당(주임ㆍ이대길 신부) 신자인 손선목씨(프란치스꼬ㆍ46세)가 6개월간의 각고 끝에 제작, 지난21일 성당벽에 부착하고 건립식을 가진 십자가의 길 14처상(像)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고통을 묵상하며 그에게로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게 자신의 심혈을 쏟아 만들어낸 훌륭한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
금년 부활절에 영세, 아직도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상 고통을 피상적으로만 알고있던 손씨가 14처상을 제작 하게 된 것은 송현본당이 신설본당으로 14처상이 없어 그 필요성이 시급 하던 차에 손씨가 자원함으로써 였다.
14처상 제작을 위해 손씨는 대구대교구 내 각 본당을 비롯 전국의 여러성당을 자비(自費)로 찾아다니며 자료수집에만 꼭 한달을 소비했다.
여기서 얻어진 결론은 대개의 14처상이 추상적이거나 반(半)추상 혹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많은 이들에 공감을 주기 어려울뿐 아니라 예술성도 희박해 후대에 까지 남기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손씨는 자신이 제작하는 14처상은 남녀노소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대중적인 것 일뿐 아니라 후대 신자들에게도 싫증 주지않는 예술성을 겸비한것이 돼야하겠다는 결론을 굳히게됐다.
그래서 처음 제작에 착수한 것이 지난 6월 중순이었다.
그동안 6개월에 걸쳐 손씨가 14처상을 제작하기까지 기울인 정성은 단적으로 거룩 하기까지 했다.
우선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고통을 가장 근사치로 표현할 수 있기 위해 자신이 깊은 기도와 묵상을 계속한 것은 물론 뭣보다 안정되고 선한 마음 가짐이라야 그리스도의 고통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제작 기간동안 의도적으로 자학이나 남과의 충돌을 피하고 직장과 사회 생활 속에서도 남 다른 생활을 하려 노력했다.
특히 제작 과정이 직장 생활을 해야 하는 바쁜 일과속에서 제작에만 몰두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하며 입술이 불어 터지기가 일쑤였다.
특히 손씨는 14처 가운데 예수께서 세번째 넘어진 제9처에서의 비참한 모습과 1처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있는 담담한 표정을 묘사하는데 가장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장면을 만들었다 부수기를 수십차례 거듭하면서 아내가 머리에 성수를 뿌려주고 심지어 성수로 흙을 이기면서 깊은 침묵속에서 그리스도의 고통을 묘사하려 애썼다.
지난 20일 제작이 완성된 14처상은 석고에 철골조를 삽입, 표면을 동(銅)처리한 것으로 크기는 55cm×77cm이며 하나의 무게만도 25~30kg에 달한다.
현재 경북도청 공보실에 근무중인 손씨는 자신의 작품에 1백% 만족하는것은 아니지만『남녀노소에게 공감을 줄 수있고 균형의 단순화를 구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
특히 손씨는 6개월에 걸쳐 이 14처상을 제작함으로써『피상적으로만 알았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고통을 어느 정도 체험하고 거기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게 무엇보다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부인 김 안젤라씨와의 사이에 손 다미아노(고3)손 다니엘(중3)등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손씨는 가족이 모두 지난 부활절에 송현본당서 영세한 모범적인 신자가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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