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뜻을 쫓아 낯설고 물설은 이 땅에 발을 디딘지 약 반백년, 젊고 팽팽하던 홍안이 어느해 주름 투성이가 되고 허리는 굽었지만 철저한 하느님 도구로서의 삶을 원했기에 한국 근대사와 같이한 반 백년 가까운 세월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치욕의 일제하 36년, 해방, 민족의 비극 6·25, 남북 분단등 한국 민족과 함께한 일련의 고통을 한국민만큼이나 아프게 체험하면서 그리스도안에서의 봉사의 개념을 그대로 살고있는 지인수 · 남도광 신부 (베네딕또회) · 디오메데스 수녀 (포교성베네딕또 수녀회) 등 벽안의 독일인 선교사3명이 11월 5일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국민최고훈장「십자훈장」을 받았다.
빨간 십자가 한복판에 독일을 상징하는 독수리가 새겨진 이 십자훈장은 서울 애덕 농아 자활원 까리따스 수녀가 몇 해 전에 받은 이래 독일 성직자 中 에서는 지 신부와 남 신부가 처음으로 받은것 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 신부는 최근 들어 너무 쇠약해져 11월 5일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열린 수여식에 함께 참석하지 못하고 11월 7일 왜관대수도원 성당에서 낮기도 후 주한독일대사관 문화담당관 라이페르씨로부터 개별적으로 받았다.
한국의 형제들과 金生을 나눈 그것을『독일민족과 국가를 위해 공헌했다』라고 표현한 공적내용이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들 3人 선교사들의 족적은 이들과 함께 하다 운명을 달리한「뜻있는 이들」과 함께 기억되어야 할 것이라는 주위의 얘기다.
또한 이들은 모두 이북에서부터 한국 생활을 출발, 미처 웅지를 펴기도 전에 옥사독의 강제 수용소에서 4년반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강제노동 · 본국귀환 · 재입국이라는 외적인 상황의 공통 분모를 갖고 있지만 그 보다 더『마지막날까지 이 땅에 있다가 이 땅에서 부활 (?) 하겠다』는것을 아주 당연하게 얘기하고 그들을 아는 모든이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성 오틸리엔수족 베네딕또회의 수사 신부로서 80년부터 성 베네딕또 왜관대수도원의 원장을 맡고있는 지인수 (에른스트) 신부는 1907년 4월에 출생, 1934년 성 오틸리엔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이듬해인 1935년 1월 덕원 대 수도원에 도착, 선교사로 활약하다가 1949년 5월부터 3개월동안 평양 형무소에 수감, 이후 4년동안 옥사독에서 강제 노동을 했다.
수많은 동료의 처참한 죽음,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굶주림, 추위 · 노동 · 모욕 중에서도 그리스도를 향한 열망은 늘 가슴 한가운데서 분출됐고 54년 본국으로 가서 57년 남한에 재입국한것은 새로운 차원의 귀소본능에서 그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지 신부는 성주본당을 거쳐 가은 문경 화령본당을 시작했으며 노도주 신부와 함께 문경 나환자촌「상신원」을 설립했고 11년간 대구 파티마병원 지도신부로 있으면서 남 신부와 함께 대구시립회망원 · 대구결핵요양원 등에 끊임없이 관심을 표명해 왔다.
또한 남 신부는 1940년경 내한, 덕원 신학교 교수로 활약하다가 지 신부와함께 평양형무소 옥사독수용소를 거쳐 본국에 귀국, 1955년경 재입국하여 왜관 대수도원의 수련장을 역임했다. 이어 남 신부는 삼청동에나환자촌을 설립, 25년간 돌보다가 최근 건강이 나빠져 왜관수도원에 거주 하고 있다. 현재70세.
그리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용봉 성심위원에서 나환자들의 진료에 끊임없는 정열을 쏟고있는 디오메데스 수녀 (포교 성 베네딕또회) 는 의사 수녀로 더 알려져있는데 73세의 고령답잖게 항상 소녀다운 홍조를 잃지않고 있다.
1937년 예비 수녀로 한국에 나와 41년 원산 수녀원에서 종신서원한 디오메데스 수녀는 독일서 딴 의료면허가 인정되지않아 40년 다시 일본에서 의사 시험을 치뤄 41년부터 49년까지 함흥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의료 사업을 전개했다. 평양형무소와 옥사독의 강제수용소를 거쳐 독일로가 58년재 입국한 디오메데스 수녀는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일하다가 용봉 성심의원에서 나환자 돌보기에 전념하고 있다.
디오메데스 수녀는 여기에 만족치 않고 불우한 결핵환자들 및 노인들에게도 그리스도의 사랑의 입술을 펴면서 주께로부터 받은 탈랜트를 십 분 발휘, 다시 주께로 되돌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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