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활주일이다. 부활축일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과거에 있어서의 역사적 사실, 곧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고 둘째는 미래에 있어서 모든 인간의 부활과 영생에 대한 예표(豫表)와 확실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셋째는 현서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 신자들에게 영적 부활의 의미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우리의 참된 신앙생활은 이 영적 부활로부터 시작된다. 그리스도와 함께 변화하여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우리의 신앙 생활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이 베푼 세례가 지금 처럼 간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때에는 세례받은 사람이 물 속에 온전히 몸을 담근 다음 물 속으로부터 다시 올라 왔는데 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옛 사람을 물 속에 온전히 사장시키고 새 사람으로 올라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사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은 옛사람을 물 속에 버리고 새 사람으로 부활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밀알 한알의 비유도 또한 여기에 적응 되는 진리이다. 밀알 하나가 떨어져 묻히고 색은 후에 그 속에서 새싹이 땅 위에 올라 오는 것과 마찬가지고 우리의 낡은 신앙 생활도 밀알과 같이 땅에 떨어져 죽고 그 위에 새로운 신앙 생활이 새싹과 같이 솟아 나와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의『사람은 욕체와 함께 그 情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리라』는 말씀은 먼저 육신에 속하는 모든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그 다음에 새 사람으로 살아날 때 참된 신앙 생활이 시작된다는 것을 가르쳐준 것이다.
성경 말씀은 계속해서『지상에 있는 것 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 들에 마음을 두시오』하고 간절히 권면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영혼은 욕신의 부활을 기다릴 것도 없이 죽음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그리스도와 함께다시 살아 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시오』라는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새 생명은 새 법칙 아래서 살게 되는 것이다. 밀알이 떨어져 죽고 변화해서 새싹으로 울튼 후에는 언제든지 위를 향해 올라가는 것이 생명의 원칙이다.
우리가 과거에 어떠한 생활을 하였든지, 아무리 심령이 죄악 가운데 죽었든지 간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공로로 죄사함을 받고 죽음 가운데서 그 영혼이 다시 살아 나게 된다. 그리하여 향상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부활한 생활의 새로운 원칙과 원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과연 부활 하였다면 이젠 우리는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고 땅에 있는 것들은 찾지 말아야 할것이다. 식들은 언제나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는 가운데서 성장하여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풀이 어떻게 자라고 나무가 어떻게 커가며 곡식이 어떻게 결실을 맺는가? 항상 위를 향해서 태양을 바라 보는 가운데 풀과 나무가 자라고 곡식이 열매 맺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위를 향해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우리의 성품과 생각과 생활 전부를 변화 시켜 예수를 최고 목표로 하는 그 이상 까지 도달하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들 중 한사람이라도 아직 옛 사람을 온전히 버리지 못하고 낡은 생활에 속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옛 것을 모두 십자가에 못박고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부활의 영광안에서 새 삶을 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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