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 새 사제가 탄생하던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는 6명의 서품자 중 유독히 나이 지긋한 새 신부에게 열렬한 축하와 환호를 보냈다. 올해 꼭 나이 40에 서품을 받은 朴淵鎬(돈 보스꼬) 신부.
그가 하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것은 비단 2ㆍ30대의 다른 새 신부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때문만은 아니었다.
43년 4월 25일 황해도 벽성군에서 태어난 박 신부는 63년 서울고등학교를 거쳐 67년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 서울대학교 문리 과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이다.
박 신부는 그 후 군에 입대, 해군 중위로 예편하고는 고등학교에서 6년 간이나 교편을 잡으며 후진 양성에 헌신했다.
이와 같이 하나의 순수한 자연인「박연호」로서 세속과 더불어 보편적인 여정을 걸어온 그가 사제를 지망한 결심이란 주님의 부름을 받지 않고는 너무도 어려웠으리라 쉽게 생각 할 수 있다.
박 신부는 77년 35세의 중년으로 신학교 학사 2학년에 편입, 드디어 목자로서의 험난한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로부터 5년, 『박 신부는 이제 수석 졸업 학사도 아니고, 장교도 아니고, 교사도 아닌 우리의 목자로서 완전히 새 사람으로 세련되어 우리의 선두에 선 것이다.
평신도로서의 풍부한 경험, 세속의 영고성쇠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한 소중한 연륜, 이 것이 바로 오늘의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이다.
그러기에 대전교구장 황민성 주교도 朴 신부를 서품과 동시에 보좌를 건너 뛰어 금사리본당 주임 신부로 즉석 발령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 했다.
『오늘의 내가 있게 한 주님의 은총과 각계 각층의 성원에 감사를 올린다』고 둘러싼 친지ㆍ신자들에게 인사한 박 신부는 주님의 뜻에 따라 살고 주님의 뜻에 따라 죽는 사제로서 평신도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목자상을 정립하는데 노력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보였다.
누가 보아도 풋 사제 아닌 노련미까지 풍기는 박 신부는 서품 축하 헹가래의 기쁨 속에서도 무엇인가 굳은 신념과 긍지와 포부를 설계하는 듯 근엄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주여 박 신부에게 충만한 가호있으시길…』신자들의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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