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이들의 목자, 가난한이들의 목자로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주의 대전에 봉헌했던 노동자의 목자-이용유 (베네딕도ㆍ도림동주임ㆍ37세) 신부가 15일 새벽 뇌일혈로 선종했다. 스스로 가난한자 되기를 갈망하며 억눌리고 소외된 근로자들의 벗으로서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온 이신부의 갑작스런 영면은 평소 그의엄격한 청빈적 삶을 존경해온 동료 사제들에게, 또 유달리 애정과 사랑을 쏟았던 근로자들에게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가난하고 소의된 이들의 벗 이용유 신부의 영결미사는 17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수많은 신자 및 근로청소년들이 성당을 완전히 메운 가운데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경갑룡 주교 선후배 및 동료사제 공동집전으로 엄숙히 봉헌했다.
가족친지들의 오열과 신자들의 애도속에 봉헌된 이날 이신부의 영결미사에서 참석자들은 할일을 태산같이 남겨놓은 젊은 나이에 훌쩍 떠나보낸 안타까움과 함께 그 짦은 생애동안 주님을 따라 살기를 원했고 또 그렇게 살다간 이신부의 고귀한 삶의 뿌리가 모든 신자들의 마음깊이 뿌리내려지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이날 영결미사를 주례한 김수환 추기경은 미사중 강론을 통해『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신부의 갑작스런 죽음앞에 할말을 잃었다』고 전체, 『그의 죽음을 하느님의 뜻으로 그냥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벅찬것』이라며 비통해 했다.
김추기경은 그러나『우리 모두는 이신부의 죽음을 육적으로는 슬퍼할 수 밖에 없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한 사제의 길을 택했던 그는 분명히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것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면서『하느님은 그의 죽음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 대한 보다 깊고 넓은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남겨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추기경은 또『신학교 재학당시부터 특별히 가난하고 나약한 이들과 함께 살며 그 아픔을 함께 나누려 했던 이신부의 죽음은 고통받고 소외된 대중에 대해 교회의 관심이 부족한 오늘의 이 현실속에서 그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며 살려고한 사제였기에 더욱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김추기경은『오늘 우리는 이신부님은 갔지만 버려진 이웃들을 향한 그의 뜨거운 사랑과 애정을 우리 사제들 사이에, 또 우리 모든 신자들 사이에 싹트고 자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1945년 경기도 고양군 행주에서 출생한 이용유 신부는 58년 동성중학교에 입학한 후 61년 성신고등학교를 거쳐 65년 서울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다. 신학교 재학시부터 노동자들,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살고자 했다. 이신부는 이뜻을 실현시키기 위해 연구과 1학년인 73년 불란서에 유학,
「프라도수도회」에서 노동 사제들과 함께 살며 노동사목에 대한 실습과 연구를 거듭, 노동사목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수료한 후 75년 귀국, 명동에서 사제로 서품됐다.
그해 10월 대방동 보좌로 부임, 일선 근로자 사목에 나선 이신부는 77년 도림동 보좌를 거쳐 78년부터 주임신부로 노동사목 담당사제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 소외된 근로청소년들의 벗으로서 어버이로서 드러나지않는 가운데 말을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왔다.
이신부는 공단지역의 본당 신부의 임무와 아울러 근로청소년들을 위한 고유의 사목을 연구,실천에 옮기는등 너무나도 바쁜 노동사제의 삶을 살았다.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평소 이신부의 삶을 대변해주듯 17일 장례미사에는 수많은 남녀근로 청소년들이 참석, 생전에 그들에게 보여준 이신부의 뜨거웠던 사랑을 안타까와하며 복바쳐오르는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한편 이날 동창들을 대표한 김운회 신부(서울 학생회지도)는 조사를 통해『약한이들의 목자여! 가난한이들의 목자여! 착한목자여! 비록 네몸은 없어졌으나 너의 정신과 가르침은 우리 사제들과 근로청소년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동창들에 의해 지하성당에서 대성당으로 옮겨졌던 이용유 신부의 운구는 함께 일하던 오영진 신부 (프라도) 의 고별예식을 끝으로 용산성식자 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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