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는 글 쓰는 이의 진실한 마음을 그대로 비춰내는 거울이기 때문에 서예가의 영혼이 극력 맑고 깨끗할 때 서예의 세계에 몰두할 수 있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완전하심을 깊이 체험하게 되죠.』제20회 봄 國展에서 최고상인 서예부문 大賞을 수상한 權五實(수사나)씨의 수상은 예술과 가정생활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가정주부에게 돌아간 영예의 수상이었다.
권 여사의 영예의 수상작「吊針文」은 여자라면 항상 옆에 두고 아끼는 바늘에 관한 글이어서 평소 자주 써왔던 것. 권 여사가 조침문가운데「아깝다 바늘이여 어여쁘다 바늘이여 너는 미묘한 품질과 특별한 재치를 가졌으니…」로 시작되는 부분을 선택한 것은 한국여인의 불굴의 의지가 잘 나타난、여인이 찾아낼 수 있는 교묘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글처럼 아름다운 글씨가 없고 이 글씨에 매료돼 글쓰기에 열중해왔다는 권 여사는 30년 전부터 한글서예 특히 宮體를 쓰기 시작한 숨은 실력가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봄까지 경기ㆍ수도ㆍ창덕ㆍ풍운은 여자고등학교에서 서예를 가르쳐온 권오실 여사는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통해 자신의 서예생활에 더 심취하고 노력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여인들의 정서와 생활이 그대로 담겨있는 궁체의 오묘한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기위해 찌는 듯 하다 무더위 속에서 창경원 장서각에서 매일 살다시피 했다는 권 여사의 궁체에 대한 애착은 국전에서 한글서예에 최대의 영광을 안겨주게 된 것이다. 독선적인 예술가의 길보다 예술을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 생활자체로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예술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예술관을 역설하는 권 여사가 신앙의 길로 들어선 것은 지난 77년 12월.『서예를 배우러 오시는 수녀님들의 권유로 부부가 성당 구경 간 것이 계기가 되어 가족이 모두 영세 받게 됐다』며 스스로 부족한 신앙인이라고 겸손해하는 권 여사는『아내와 어머니의 역할과 작품생활을 조화시켜 나가는 어려움을 신앙 안에서 해소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의사인 曺廣鉉씨와의 사이에 2남1여를 둔 권오실 여사의 가정은 신앙 안에서 서로의 세계를 존중해주며 성가정을 이룩하려는 모범적인 가정. 권 여사는 가정주부로서 오늘의 조광현씨와 작품소재에 관한 자유로운 의견을 교환하는 등 가족들의 도움(?)을 자랑한다. 샘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처럼 쉬지 않고 노력하라는 뜻에서 스승 이철경씨가 붙여준 권 여사의 아호「늘샘」은 권 여사의 신앙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남모르게 불우한 이웃을 돕는 교회나 숨은 봄사자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해왔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평이다.『소박하고 겸허하면서도 완벽한 조화의 아름다움을 지닌 한글서예의 세계를 넓혀나가면서 교회에 좀 더 봉사하는 신앙인이 되겠다.』고 말하는 권오실 여사는『궁체연구에 더욱 노력하여 궁체의 새세계를 창조해내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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