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월 28일 버려진 이웃, 나환자들과 사랑을 나누기위해 몸부림쳐온 한 사제에게 대통령훈장근면장이 수여됐다. 사회의 그늘에서 소외된 者로 살아가는 나환자들과 더불어 살아온 10년의 결실인 이훈장은 피와땀과 그리고 끈질긴 의지가 가져다준 값진 선물이었다. 70년대말을 장식한 영광의 주인공을 성라자로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53).
『어둡고 막막했던 나환자 마을을 활기차고 밝은 새마을로 변모시키기위해 꾸준히 노력한 공』 으로 구랍 12월 28일 대통령훈장을 받은 이경재 신부는 『생애 최대의 기쁨』 이라는 수상소감을 전하면서도 『올해 목표는 나환자 전용의「피정의 집」을 갖는 것』 이라고 끊임없는 의욕의 사제임을 보여주었다.
이 신부가 구라사업과 인연을 맺은것은 1952년 3월 성라자로마을 초대원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였다. 경기도 시흥군 의왕면 오전리 몰압산 기슭 8만여평의 대지에 자리잡은 당시의 라자로마을은 창고나 다름없는 판자집 몇채가 쓸쓸히 서있던 황량한 벌판이었다.
그러나 구라사업을 위해 일하겠다고 뛰어든 젊은 사제의 뜨거운 정열은 불과 2년이 지나기도 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전쟁이 휩쓸어버린 이땅국민들에게 나환자들을 위한 자선행위의 요청은 오히려 무리한 요구가 될 수 밖에 없었고 더 큰 이유는 거의 빈손으로 황무지를 개척하려던 이 신부의 열성도 무서운 병마앞에 무릎을 끓었기 때문이었다.
투병생활후 61년부터 70년까지 미국에서 재미동포사목 활동을 펴온 이 신부는 70년 12월 귀국하자마자 「버릴수 없었던 구라사업의 집념」 속에 17년만에 라자로마을에 재부임했다. 이때로부터 구라사업을 위한 험난한 행로가 시작됐다.
그동안 이 신부는 미국 (8회)과 유럽(25회) 등지의 33회에 걸친 해외순회를 비롯 국내의 1백여 개 성당을 방문 강연, 성라자로 마을을 「사람이 사는곳답게」 변모시켰다. 오락실 「다미안의 집」 목욕탕 「정결의 집」 숙소「반석의 집」「샛별의 집」공동식당「토마스 신부의 집」간호원숙사「마리안 수녀의 집」도서실 「시초의 집」을 비롯「돈사」 「종각」 「성당」 등 15개의 신축건물의 신축건물이 9년이란 세월속에 만들어진 사랑의 결정들이었다. 순회강연을 통한 위원으로 라자로마을을 딴세계로 변화시키면서 이 신부는 국내적으로는 「라자로돕기회」를조직, 나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생활을 해나갈 기금을 모금해왔다. 「라자로돕기회」는 나환자에 대한 이 신부의 집념과 노력에 동참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구성, 현재 회원 8천여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돕기회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은 삶의 모든것을 아낌없이 바치려는 한 사제의 드높은 정신과 더불어 그뜻을 높이산 은인들의 합심이 이룩해낸 아름다운 사랑의 결정체였다. 뿐만아니라 76년 한국에 최초로 세워진 「한국나병연구원」을 라자로마을에 유치한 것은 최대의 결실이었다. 지난해 라자로마을은 이동치료팀을 결성, 경기도 내(한강이북지역) 7개 정착촌을 대상으로 순회진료에 나섰다 이 순회진료는 지난 9년동안 연인원 6만여 명의 나환자를 치료해온 라자로마을의 지속적 사업으로 앞으로 보다 많은 나환자들에게 치료의 혜택을 줄계획이다.
자신이 받은 대통령훈장근면장은 『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구라사업을 위해 애써온 모든 이들이 함께 받은것』 이라고 강조하는 이 신부는 『나환자에 대한 사랑으로 모인 돕기회회원 모두에게 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76년 새싹회(회장ㆍ윤석중)는 불우나환자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구라사업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이 신부를 소파상수상자로 선정 수상했다. 소파상은 많은 은인들의 협조속에서도 때로 힘겨움과 외로움을 느껴온 이 신부에게 커다란 격려의 계기가 되었다.
『현재 라자로마을 건물의 90%가 외원으로 이루어졌지요 그리고 돕기회 회원 3분의2가 비신자이고요』이 사실이 무척이나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경재 신부는 『80년대에는 국내의 도움과 신자들의 관심이 크게 신장되는 것이 소망』 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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