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환자를 돌보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지난 4월 10일로 70회 생일(진갑)을 맞은 디오메데스 메펠르 수녀(독일인·포교 성 베네딕또 수녀회)는 지금까지 맡은바 소명을 충실히 완수한 기쁨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돌렸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을 좇아 외국인으로 42년간 한국에서 인술을 베풀며 특히 구라사업에 평생을 몸바쳐온 디오메데스 수녀는 1909년 독일「보쿰」에서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의사가 되어 아프리카와 같은 미개척지에서「인술을 통한 선교」를 꿈꾸어왔다.
마침내 24살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6살에「뚜찜」성 베네딕또 수녀회에 입회, 1937년 28살 되던 해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 디오메데스 수녀는 원산·서울·함흥 등지에서 병고에 신음하는 형제들의 아픔을 보아왔는데 특히 6·25때는 원산서 3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추방당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외국인 수녀로서 남다른 고초를 겪고 귀국했지만 한국을 잊지 못한 디오메데스 수녀는 58년에 재입국, 한국인에게 인술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심어왔다. 특히 61년 왜관 성 베네딕또 수도원의 구라사업을 위임 받으면서부터 62년 성심의원이 개설된 자 본격적으로 구라사업에 헌신, 현재 성주 성신 농장·왜관 삼청 농장 및 성주군 내 재가 나환자를 치료하는 한편 성신 양로원 환자들을 돌보는 틈을 쪼개 연화 결핵요양원 의무원장 직도 겸하고 있다.
지금까지 디오메데스 수녀가 진료한 환자 수는 수없이 많다. 지난 5년 동안에만 2만5천2백9명의 정착장 주민을 진료했고 2만6천2백5명의 외래환자를 돌보았다.
또한 73년에는「성신교」를 가설, 나환자 정착촌과 지역사회와의 융화를 도모하는 등 정착장 주민 자활에도 크게 이바지 해온 디오메데스 수녀는 지난달 23일 한국기독교 구라회가 주최한 제9회 한국 구라상 의료부문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환자들이 스스로를 비관하고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나병이 재발, 고통에 신음할 때가 가장 슬펐다」고 말하는 디오메데스 수녀는 이럴 때는 자신도 나환자가 되어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그러나 디오메데스 수녀는「환자들이 육신의 병에만 짐착하지 않고 영생을 생각하며 하느님을 찬미하는 생활을 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을 위해 일해 온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주님의 부르심이 있는 날까지 이들 나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결심이라고 밝혔다.
7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소녀같은 홍조를 띤 디오메데스 수녀는 독일인 특유의 강인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을 지녔으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나환자들의 할머니」로 불리운다.
자신의 고향을 서슴없이「한국」이라고 밝히는 디오메데스 수녀-그는 오늘도 병들고 가난한자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의 참 뜻을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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