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이 물려준 고귀하고 아름다운 신앙을 해외로 선포하십시오』
35년간 한국에 머물며 성령쇄신운동의 초석을 다진 에르나 슈미트 수녀(58세)는 출국을 하루 앞둔 13일 한국 신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62년 11월 23세의 여린 나이에 산 설고 물 설은 한국에 첫발을 디딘 이래 35년간 변함없이 지켜온 슈미트 수녀의 소녀같이 초롱초롱한 푸른 눈망울에 이슬이 맺히려는 듯 만감이 교차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시절 구두닦이 신문팔이 소년 대여섯 명과 함께 지내며 불우 청소년들의 어머니 역할을 하기도 한 슈미트 수녀는 그들을 위한 기술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모국의 도움을 얻어 성산동 요한보스꼬 기술교육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녀는 요한보스꼬 기술원에서 86년까지 16년간 이발 양복 배관 가구 제작 분야 기능공 9백여 명을 배출했으며 이후 기술교육원을 마리스타 수도회에 넘기고 성산동 기도의 집을 운영했다.
김 추기경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 받는 자리에서 고생이 많았다는 인사에『이제 할 만하다』고 웃음 짓는 그녀에게 고향의 향수는 오간 데 없고 한국인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뮌헨교구에서 성령쇄신운동 봉사로 여생을 보낼 예정인 슈미트 수녀는『힘이 남아 있을 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독일 통일 후 30% 이상이 무신론에 젖어 있어 이들에게 성령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도록 전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만8천여 명의 재독 한인들 중 5천여 명이 신자임을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슈미트 수녀는『너무도 오래 고향을 떠나 오히려 심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한국보다 독일이 더 낯설게 느껴진다』면서『독일에서도 한국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며 한국의 향수를 달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은 3월 13일 오후 4시 30분 집무실에서 35년간 한국에서 봉사해온 슈미트수녀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독일에서 한국의 얼을 심어주길 당부하며 파견 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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