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이에 앞서 가톨릭적 입장에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식량 지원은 무조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있어 철학, 이념, 인종적 편견은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초청
지난 2월 20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홍콩 까리따스 국제구호 담당과 캐시 젤베거양은 지난 96년 12월까지 쌀 지원과 관련 아홉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
최근의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과 관련, 북한 식량 돕기가 다소 주춤했던 것을 인식한 듯『인간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식량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한국 가톨릭교회는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가능한한 모든 방법과 통로를 찾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까리따스는 95년 11월부터 시작된 국제 까리따스 본부의 대북지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 개 까리따스에서 모아진 대북 지원금을 본부가 통합, 홍콩 까리따스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고 있는 것. 젤베거양은 지난 12월 방북까지 포함 96년 한 해 동안만 다섯 차례 북한을 찾았다.『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는 듯 보였고 특히 겨울을 맞아 추위문제까지 겹쳐 건강을 위협 받고 있었다』고 전한 그는『시골 상황이 더욱 심한 편이었으나 도시도 점점 형편이 악화되고 있었다』며『2천3백만 북한 주민들이 일 년 동안 살기 위해서는 6백만여 톤의 식량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지니고 있는 역량으로는 4백만 톤 정도 밖에 생산될 수 없습니다. 이런 식량 생산 구조로 볼 때 2백만 톤 가량은 외부에서 지원되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고 전했다.
◆식량 2백만 톤 부족
젤베거양은『북한 관리들은 담요 옷 등 다른 필수품들보다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면서『그들은 식량의「질」보다는「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을 만큼 절박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젤베거양 초청은 대북 쌀 지원과 관련 북한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정부 언론의 의견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 관계자와 신자들에게 정치색 없이 북한의 실정을 객관적으로 들려 주고자 하는 취지로 추진됐다.
젤베거양은 방한 기간 동안 서울 사회사목부 담당 최창무 주교,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등 교회 고위 성직자들과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임원들과 만남을 가지는 한편 2월 25일 장충동 분도회관에서는 북한 실정과 관련한 강연회도 가졌다. 이와 함께 인천 제물포본당, 서울 사당동· 장위동본당,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성가소비녀회 등에서도 강연회를 갖고 북한 식량 실태를 전했다.
◆북 실정 알리는 강연회
그는「지원 식량의 군량미 사용 여부」등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것과 관련『홍콩 까리따스의 경우 사전에 유엔 세계식량기구(WFP), 북한 정부와 함께 식량 배분 프로그램을 계획 결정한 후 선적작업을 하며 북한에 배가 도착한 후에는 평양 상주 WFP 요원들이 식량 배급에 관한 모니터작업과 보고작업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9년부터 까리따스에서 일하고 있는 젤베거양은 스위스 출신.『평양에 갈 때마다 주일이면 장충성당에 가서 가톨릭 신자들과도 만남을 가졌다』는 그는『지난해 말 북한의 무장공비사건 사과 표명으로 향후 북한 식량 지원문제는 보다 활발한 논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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