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6일 향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차남숙씨의 평생은 말 그대로 전교하는 삶이었다. 53세의 나이에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졸업, 평신도 선교사 자격증을 따 본격적으로 전교활동에 나서고 3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레지오 마리애 활동에 전념하는 등 그는 일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도와주는 한편 전교활동을 몸 바쳐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되었다.
그는 수많은 공동체와 수도원들, 특히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한편 각종 후원회들을 도와 회원들을 모으기도 하고 야학을 세워 불우한 처지의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여려 명의 양자를 입양해 키우기도 했다.
차남숙씨는 당 시대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했듯이 파란장만한 삶을 살았다. 1913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나 22세에 부군을 따라 만주와 싱가폴, 프놈펜 등지에서 생활하던 그는 중국에서 부군과 생이별한 뒤 32세에 중경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을 모시며 독립운동에 몸 담기도 했다.
34세에 귀국한 그는 서울 경찰여자전문학교 간부 특기생으로 졸업 후 경사로 임관,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경찰직에 몸 담았고 서울 충무 공민학교를 설립해 초대 교장에 취임 후 공직을 사퇴하고 육영사업에 헌신해 왔다. 한국 전쟁으로 부산에 피신해 있다가 41세에 서울로 귀경했다.
이때 차씨는 일생의 행로를 바꾸어 주는 큰 전환점을 맞는다. 후암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평생 동안 이어지는 전교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그는 NCWC 무료 급식소 책임자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전교생활을 시작하는 한편 수많은 전쟁 난민들을 구제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여겨 도와 주었다.
대녀만 무려 2백80여 명에 이르는 차남숙씨는 고 노기남 대주교로부터 받은 공로패를 시작으로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감사패, 군종사제단 김남수 총재 주교로부터 공로패, 78세에 레지오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패, 정명조 군종주교로부터 공로패, 79년에는 레지오 30년 근속패 등을 받은 바 있다.
오랫동안 열정적인 전교활동을 펼쳐온 그는 80이 넘는 고령 탓인지 지난해 말부터 건강에 이상이 생겨 주위의 사람들을 안타깝게 해오다가 1월 26일 숙환으로 선종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28일 후암동성당에서 거행됐고 유해는 청파동성당에서 운영하는 문산의 천주교 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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