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이란 나라가 광활한 초지가 있고 수자원이 풍부하지만 제대로 이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생활환경도 열악합니다. 우선 이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대전교구 이준화(노밸또·45) 신부가 국내 사제로서는 최초로 몽골 선교사로 파견된다. 더욱이 이 신부의 파견은 대전교구 40년 사상 순수 해외 선교사로선 처음 나가는 것이어서 교구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몽골은 인구 2백30만 명에 면적은 한반도의 8배에 달한다. 오랫동안 라마교를 신봉해 왔지만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 개신교가 일찌감치 진출해 선교활동을 펴고 있지만 현지인들로부터 달갑지 않은 평판을 듣고 있다.
가톨릭에선 로마에 본부를 두고 외국 선교를 주로 하는 성모성심회(CICM)가 4년 전에 진출해 50여 명의 영세자를 배출했다.또 지난 6월엔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3명의 수녀가 파견돼 현재 어학연수 중이다.
이 신부는 지난해 9월 몽골을 다녀왔다.『모든 것이 열악했지만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인다』는 것이 그의 탐방 소감이다.
『지난해 들어선 새 정부가 기존의 공산체제와 자본주의 와중에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일종의 과도기라고 봐야지요. 실업률이 40%를 넘고, 살 길을 찾아 밀항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 신부는 선교를 위한 기초를 놓는 데 최대한 역점을 둘 생각이다. 그가 말하는「기초」란 현지인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불편과 애환을 몸소 겪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그 첫 대상이 지하수 개발, 곧 우물을 파는 일이다. 유목민인 몽골인들은 샘(우물)에 대한 개념이 없다. 따라서 지하수 개발은 이들에게 획기적인 삶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장비를 한국에서 공수해 가야 하기 때문에 우물을 파는 데 드는 1억여 원의 경비가 큰 부담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몽골에 기술학교를 세워 젊은이들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또 수도인 울란바토르 근교에 땅을 임대해 비닐하우스 채소를 시험 재배하고 축산 연구와 초지 조성도 할 생각입니다』.
이 신부는 이러한 일들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해 5년 뒤 몽골 시민권을 취득할 생각이다.『말년에 건강이 허락된다면 후임자에 맡기고 농촌에서 대단위 밀 농사를 지으며 보냈으면 합니다』. 죽어서도 선교지에 묻히겠다는 그의 각오가 엿보인다.
이 신부는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까지 하다 서른을 넘겨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말한다.『몽골 선교는 하느님의 또 다른 부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렵지만 신나는 일이지요』. 이준화 신부는 28일 몽골로 출국한다(연락처=(0458)-33-7607 산성리성당).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