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 1월의 총파업 사태와 관련 바티칸 라디오 방송으로부터 두 번의 문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은 「이전까지의 선례로 볼 때 바티칸 측으로부터 시사문제와 관련 김 추기경에게 연락이 온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었다고 밝혀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와 연관된 총파업 사태가 바티칸 측에서도 주요 관심사로 부각됐었음을 시사했다.
김 추기경은 1월 30일 오전 11시 집무실에서 이태리 시사주간지 「아베니멘티(Avvenimenti)」지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파업사태와 관련 노동조합과 정부간 중재를 위한 교회의 노력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파업사태 중 김 대통령과 가진 회답 내용에 대해 얘기한 김 추기경은 『무엇보다 「힘」이 아닌 「대화」로 시국을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대화를 통한 노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역설했다』고 전했다.
김 추기경은 또한 「사태의 악화는 노동자뿐 아니라 국가 전체를 정치적 경제적으로 위기에 빠트리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때는 경제가 붕괴되고 이 때는 정치도 노조운동도 아무 소용이 없는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피력했다』면서 이러한 의견에 김 대통령도 동감하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요청한 아베니멘티지는 지난 89년 창간된 주간지로써 사회문제에 주된 관심을 두면서도 그 주제들을 가톨릭적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편집 방향을 갖고 있다.
김 추기경은 『현재까지 사태에 대한 마무리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것은 노동법과 안기법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과 대화만이 문제 해결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 추기경은 『외국 특히 이태리와 비교할 때 거의 같은 수준이거나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임금 실태는 그렇게 만족할 만하다고 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김 추기경은 그 이유를 「한국에서의 높은 교육열은 자녀 교육비에 임금의 상당 수를 지출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사회보장제도도 정착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을 많이 받는다 해도 외국에 비해 그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사회복지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앞으로는 노동자들의 복지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한 김 추기경은 『노동자들의 복지문제는 인간 존엄성과 연결되는 것인데 이직 한국의 경우 「인간존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정책 실현에 있어서 정말 참가치가 어떤 것인지, 인권존엄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참고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정책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면 사회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상황을 떠나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가장 시급한 사명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김 추기경은 「복음화」라고 강조하고 『급속한 성장을 겪은 한국 교회는 현재 신앙과 실천의 부조화가 복음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2천년대 복음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은 정기적인 기도와 모임을 통해 신자들을 변화시키고 복음화로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추기경은 『이러한 2천년대 복음화 운동은 신자들을 이웃 사랑을 체험케 만들 것이며 이때 비로소 사랑과 믿음이 충만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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